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샘 레이미 9

스파이더맨3(4K)

샘 레이미(Sam Raimi) 감독이 만든 '스파이더맨 3'(Spider-man 3, 2007년)의 주제는 복수와 용서다. 영화 속에는 다양한 복수가 등장한다. 아버지 같은 숙부를 잃은 스파이더맨(토비 맥과이어 Tobey Maguire)의 복수, 스파이더맨이 아버지를 죽였다고 믿는 해리(제임스 프랭코 James Franco)의 복수, 무심한 연인에 대한 엠제이(커스틴 던스트 Kirsten Dunst)의 복수 등 등장인물들은 각자가 지닌 원한을 풀기 위해 다양한 복수에 나선다. "복수심은 멀쩡한 사람도 괴물로 만들어 버린다"는 영화 대사처럼 주인공까지 졸지에 악당이 된다. 해리의 복수는 무섭고 처절하며 엠제이의 복수는 가슴 아프다. 반면 스파이더맨의 복수는 가증스럽다. 아무리 지독한 악당도 죽이지 않는다는..

스파이더맨2(4K)

샘 레이미(Sam Raimi) 감독의 '스파이더맨 2'(Spider-man2, 2004년)는 전편보다 나은 속편이다. 슈퍼 히어로물 특유의 액션과 재미에 인간적인 고뇌와 로맨스가 제대로 결합됐다. 스파이더맨의 가면을 벗은 주인공 피터 파커(토비 맥과이어 Tobey Maguire)는 2편에서 두 가지 삶을 사는 자신의 존재에 대해 끊임없이 회의한다. 애인도 사귀고 싶고 생활을 위해 돈도 벌며 공부도 열심히 하고 싶은 생활인 피터 파커의 삶은 스파이더맨의 가면 뒤에서 철저하게 억눌린다. 사건 사고를 막느라 모처럼 얻은 피자배달 아르바이트는 날아가고 애인 메리 제인(커스틴 던스트 Kirsten Dunst)과 약속은 펑크 난다. 그 바람에 주변 사람들에게 불신만 산다. 이래서야 누가 영웅이 되고 싶을까. 현실에..

크롤(블루레이)

미국 남부의 플로리다주는 매년 악어 때문에 사건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2009년 허리케인 플로렌스가 닥쳤을 때 커다란 홍수가 발생했고 늪에 살던 악어떼가 밀려드는 물을 타고 마을로 들이닥치면서 주민들이 대피하는 소동을 빚었다. 플로리다 야생동물센터(FWC)에 따르면 1948년부터 2017년까지 악어가 사람을 공격한 사건이 401건이었다. 이 때문에 죽은 사람은 20명이 넘는다. 오죽했으면 플로리다는 약 40명의 공식적인 악어 사냥꾼을 주 정부가 고용하고 있다. 주 정부에서 면허를 받은 이들은 악어 출몰 신고를 받으면 출동해 악어를 도살한다. 플로리다는 1988년부터 악어의 지나친 증식을 막기 위해 악어 포획기간을 정해서 이 기간에 악어 사냥꾼들의 도살을 용인한다. FWC에 따르면 연간 6,000마리 악..

크라임웨이브

할리우드에서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주목 받는 코엔 형제와 샘 레이미 감독은 오랜 인연을 갖고 있다. 뉴욕대 영화과를 나와 다양한 영상작업현장에서 여러가지 일을 하던 조엘 코엔은 샘 레이미 감독을 만나면서 본격적으로 영화 제작에 발을 들여 놓게 됐다. '이블 데드'를 만들던 샘 레이미는 조엘 코엔의 감각을 눈여겨 보고 보조 편집으로 기용했다. 조엘 코엔은 마침 영화편집에 관심이 많아 '이블 데드'를 계기로 영화 편집에 눈을 뜨게 됐다. 코엔 형제는 샘 레이미 감독이 '이블 데드'에서 보여준 정신없이 빠른 카메라 움직임에도 영향을 받았다. 이 작품 이후로 샘 레이미와 코엔 형제는 친구가 됐다. 이렇게 친해진 레이미 감독과 코엔 형제는 한때 같은 아파트에서 함께 살며 서로의 작품에 십시일반 도움을 줬다. 레이..

이블 데드2 (블루레이)

샘 레이미 감독은 '이블 데드'의 성공에 힘입어 속편 '이블 데드2'(Evil Dead II, 1987년)를 만든다. 전작보다 주인공 애쉬(브루스 캠벨)의 활약에 초점을 맞췄으며 잔혹한 고어 씬도 늘었다. 더불어 코믹한 요소도 더 많이 추가됐다. 스스로 접시를 들어 머리를 후려치고, 쥐구멍으로 숨어든 잘린 손의 성적인 손짓 등 악령에게 감염된 손과 싸우는 애쉬의 모습은 영락없이 만화 '톰과 제리'를 연상케 한다. 여기에 날아간 악령의 눈알을 삼키는 바비 조(홀리 헌터)의 모습이나 허공으로 날아오른 악령이 머리채를 잡고 괴롭히는 장면 등은 무섭다기 보다 웃음이 먼저 나온다. 심지어 지하실로 끌려 들어가는 희생자가 분수처럼 피를 뿜어내는 장면도 황당해서 헛웃음이 나올 정도. 그만큼 이 작품에서 코믹한 요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