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기억이란 시간이 지나면 미화되거나 과장되는 등 왜곡되기 마련이다. 특히 삶에 큰 영향을 미친 사건이라면 온전한 기억을 간직하기란 쉽지 않다. 리테쉬 바트라 감독의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The Sense of an Ending, 2017년)는 왜곡된 젊은 날의 기억에 대한 이야기다. 줄리언 반스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어느 노인이 젊어서 좋아했던 여인의 기억을 되짚어가는 내용이다. 주인공 노인은 가치관 등 여러가지가 여인과 맞지 않아 헤어졌고, 그 여인이 친구와 사귀는 것을 흔쾌히 받아들였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바트라 감독은 노인이 기억을 더듬는 과정을 마치 미스터리 소설처럼 수수께끼를 풀 듯 헤쳐 나간다. 아름답고 빛났던 청춘의 한때라고 여겼던 기억의 이면에는 돌이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