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송창식 2

바보들의 행진(블루레이)

1970년대, 80년대 금지곡 중에는 영화음악이 많았다. 영화 '별들의 고향'에 나왔던 윤시내의 '나는 열아홉살이에요', 이장희의 '한 잔의 추억', 송창식의 '왜 불러' '고래사냥' 등이 대표적이다. 워낙 암울했던 시기여서 지금 생각하면 별 것 아닌 가사에도 정부가 민감하게 반응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 최고봉은 단연 영화 '바보들의 행진'에 나온 송창식의 노래들이다. 지금은 CD로 OST까지 나왔지만 공연윤리위원회의 사전심의가 폐지된 1996년까지 송창식의 '고래사냥'과 '왜 불러' 등은 방송에서 들을 수 없고, 음반판매도 할 수 없는 금지곡이었다. 그래서 하길종 감독의 영화 '바보들의 행진'(1975년)을 떠올리면 영상보다 노래가 먼저 생각난다. 영화도 거칠것 없는 가사의 노래만큼이나 파격적이다. 미..

쎄시봉

서울 명동에 있었던 통기타 살롱 쉘부르, 무교동에 자리 잡았던 음악감상실 쎄시봉은 1960년대말, 70년대를 풍미했던 통기타 문화의 상징이다. 이런 곳들을 통해 조영남 송창식 윤형주 이장희 김세환 양희은 이태원 박은희 남궁옥분 이문세 등 한 시대를 풍미했던 가수들이 줄줄이 등장했다. 당연히 지금도 쉘부르, 쎄시봉 하면 이들의 얼굴과 함께 유명했던 노래들이 떠오른다. 그만큼 쎄시봉을 소재로 영화를 만든다면 1960, 70년대 젊은이들의 문화를 대표하는 노래들과 가수들의 이야기를 떠올릴 수 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김현석 감독의 영화 '쎄시봉'은 여러모로 실망스럽다. 쉘부르와 쎄시봉으로 대표되는 시대의 노래들과 가수들 중심의 이야기가 아니라, 이들을 소품처럼 차용해 남녀의 흘러간 사랑 이야기를 신파극처럼 써..

영화 2015.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