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신선조 2

바람의 검 신선조

아사다 지로(浅田次郎)의 글은 얕은 감정에 의존한다. '철도원'도 그렇고 '파이란'의 원작 '러브레터'도 그렇다. 억지로 울리려는 티가 역력하다. 타키타 요지로(滝田洋二郎) 감독의 '바람의 검 신선조'(壬生義士傳, 2003년)의 원작 '미부기시전'도 마찬가지다. 19세기 일본 도쿠가와 막부말 무사집단이었던 신선조의 최후를 그린 이 작품은 가난 때문에 무사 집단 신선조에 가담했다가 사무라이의 의리를 위해 죽어가는 시골 무사의 이야기를 다뤘다. 영화는 원작을 충실하게 따른다. 그렇다 보니 한마디로 신파에 가까운 시대극이 돼버렸다. 중반까지 개성 있는 캐릭터와 신선조의 칼부림을 다뤄 제법 볼 만 하나 후반부로 넘어가면 억지로 감동과 눈물을 주려는 의도가 역력해 거부감이 든다. 1.66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

고하토

'감각의 제국'을 만든 오시마 나기사 감독은 1999년 '고하토'(御法度)를 만들때 휠체어에 앉아 있었다. 뇌졸중으로 쓰러져 3년간 투병했지만 회복이 되지 않았기 때문. 그래서 그런지 위로 쳐다보거나 앉은 키에 맞춘 앵글이 많다. 이 작품은 19세기말 사무라이 집단인 신선조에서 일어난 동성애 사건을 그렸다. 칼과 충절만 아는 사무라이에게도 사랑이 존재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오시마 감독은 동성애로 대답했다. 교도소나 병영처럼 남자들만 모여 있는 곳에서 일어날 법한 일이다. 오시마 감독은 이성애자들이 보기에 다소 혐오스러울 수 있는 소재를 미묘하게 표현했다. 주로 행동보다 사랑에 빠진 사람들의 심리 묘사에 치중했다. 어찌보면 더 소름끼칠 수 있지만 그것이 곧 오시마 감독의 사랑을 드러내는 방법이다. 16 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