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신성일 3

초우(블루레이)

무려 2,700여 곡을 작곡하고 이미자, 남진, 패티김, 문주란 등 수많은 가수들의 히트곡을 만든 작곡가 박춘석이 2010년 3월 18일 뇌졸중으로 사망했다. 그의 영결식장에서 조용히 흘러나온 노래가 있다. 패티김이 무반주로 흐느끼며 부른 '초우'다. 본명이 김혜자인 패티김은 원래 판소리로 데뷔했다. 1956년 국무총리배 판소리 경연대회에서 상을 타며 데뷔한 패티김은 신중현 등 당시 많은 대중음악가들처럼 1959년 미 8군 무대에서 대중 가수로 첫 선을 보였다. 당시 인기 있던 미국의 팝 가수 패티 페이지처럼 되고 싶은 생각에 예명을 패티김으로 지었다. 패티김과 '초우' 작곡가 박춘석은 우렁찬 성량과 넓은 음폭으로 미국 팝송과 유럽 샹송들을 성악가처럼 부른 패티김을 눈여겨보고 팝송 번안곡들을 취입한 첫 ..

별들의 고향(블루레이)

영화 감독 이장호와 소설가 최인호에게 항상 따라붙는 작품이 있다. 바로 '별들의 고향'(1974년)이다. 호스티스 생활을 하던 경아라는 여인을 통해 1970년대 도시인의 부조리하고 공허한 삶을 다룬 이 작품은 우리 대중문화의 획을 그은 작품으로 꼽힌다. 이 소설을 1972년 조선일보에 연재하며 주목을 받은 최인호는 이후 대표적 대중소설가로 부상했고, 이를 영화로 만들어 감독 데뷔한 이장호는 70년대 우리 대중영화의 붐을 일으킨 장본인이 됐다. 하지만 이 작품은 그런 점에서 원죄를 갖고 있다. 70년대 초반 우리 영화는 외화 쿼터를 확보하기 위해 땜빵으로 대충 만들던 관행이 강했으나, 이 작품이 흥행하며 제대로 만들면 성공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줬다. 1974년 개봉한 이 작품의 흥행 성적은 46만6,0..

우린 액션배우다

영화는 수 많은 사람들이 달라붙어 완성하는 종합예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든 사람들 중에 소수만이 주목을 받는게 영화의 아이러니다. 정병길 감독의 다큐멘터리 '우린 액션배우다'(2008년)는 뒤에 가려진 제작진 중에서도 스턴트맨의 세계를 다루고 있다. 사실 감독이라는 호칭 자체가 어색할 수 있는 정 감독은 주성치처럼 감독을 겸하는 액션 배우가 되고 싶어 서울액션스쿨 8기생으로 입문한 스턴트맨 출신이다. 그렇기에 이 작품은 감독 자신의 이야기이자 동료들의 이야기이다. 그들이 스턴트 맨이 되기까지의 과정과 액션스쿨 이후 좌절하고 힘들게 살아가는 모습은 때로는 웃음을 유발하기도 하고 때로는 안타까워 한 숨이 절로 나오게 만든다. 스턴트맨이 직접 담은 그들의 세계이기에 그만큼 진솔하게 다가온다. 관객들의 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