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애니메이션 작품들은 날로 진화한다. 새로 나오는 작품들은 항상 전작들을 뛰어넘은 구성과 그림 솜씨를 보여준다. '언어의 정원'(言の葉の庭, 2013년)도 마찬가지. 전작들보다 더 섬세하고 농밀하게 등장인물들의 감정을 짚어 냈다. 내용은 구두를 만드는 장인을 꿈꾸는 소년과 20대 여교사 사이에 싹트는 은밀한 사랑이다. 두 사람을 이어주는 매개체는 여름철 도쿄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비다. 비가 쏟아질 때마다 신주쿠 교엔을 찾은 두 사람은 어느덧 젖어드는 비처럼 서로의 감정을 파고든다. 결코 그 과정이 급작스럽거나 과장되지 않고, 보도를 적시는 비처럼 조심스럽다. 그렇기에 다가설 듯 말 듯 망설이다가 막판 절정으로 치닫는 감정의 흐름이 상당히 사실적으로 묘사됐다. 여기에 관객들이 교감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