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아놀드슈왈츠제네거 4

배트맨 앤 로빈(4K 블루레이)

3편에 이어 메가폰을 잡은 조엘 슈마허 감독의 '배트맨 앤 로빈'(Batman & Robin, 1997년)은 경박하다. 아이들의 왁자지껄한 생일파티처럼 시끄럽고 요란할 뿐 더 이상 고뇌하는 영웅은 보이지 않는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제작사인 워너브라더스는 슈마허 감독에게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영화로 만들어달라"는 주문을 했다. 이유는 아이들이 기존 배트맨 시리즈를 보면서 무서워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슈마허 감독 역시 여기에 충실해 재미있게만 만들려고 하다보니 온통 장난감같은 특수무기와 알록달록한 세트, 배우들의 의상이 스크린을 가득 메운다. 덕분에 근 10년 가까이 배트맨 시리즈의 후속작이 나올 수 없게 됐다. 반면 오랜만에 등장한 '배트맨 비긴즈'를 돋보이게 만든 효과도 있다. 처음부터 거두절..

터미네이터2 (4K 블루레이)

1991년에 개봉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터미네이터 2'(Terminator 2: Judgment Day)는 당시 대단한 화제를 불러일으킨 영화다. 인류 멸망의 암울한 세계관과 미래의 전사가 과거로 돌아가 인류를 구한다는 내용 자체가 독창적이었고, 무엇보다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컴퓨터 그래픽이 화제가 됐다. 악당 터미네이터로 등장한 T-1000이 액체금속이어서 자유롭게 모양을 바꾸는 장면을 컴퓨터그래픽으로 처리했다. 지금 보면 어설픈 티가 나지만 당시로서는 액체금속의 변형에 사용된 모핑 기법이 획기적이었다. 그 바람에 92년 아카데미상에서 특수효과, 음향효과, 분장, 음향상 등 4개 부문을 석권했다. 더불어 전편에 이어 죽지 않는 불사신 터미네이터로 등장한 아널드 슈왈제네거는 물론이고 철의 여인 린다 해..

터미네이터(블루레이)

지금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1980년대 중, 고등학교에서 시험이 끝나면 단체로 극장에 영화 관람을 갔다. 고맙게도 우리 학교는 고 3도 예외가 아니었다. 햇볕 따뜻한 1985년 5월, 중간고사 후 단체 관람 영화는 '머나먼 다리'였다. 소싯적에 단체로 졸며 봤던 기억이 있어서 친구들과 함께 다른 길로 샜다. 그렇게 해서 찾아간 곳이 단성사와 피카디리가 마주 보고 있던 종로 3가다. 당시 피카디리에서는 잭 니콜슨이 등장하는 마피아 영화 '프리찌스 오너'를 했고, 건너편 단성사에서는 듣도 보도 못한 사내가 나오는 '터미네이터'(The Terminator, 1984년)를 상영했다. 그때 터미네이터는 수개월째 장기 상영 중이었지만 정보에 어두웠던 우리는 잭 니콜슨이 나온다는 이유만으로 무척이나 졸린 '프리찌스 오..

코만도 (DE)

고등학교를 다니던 1980년대 중반은 람보와 코만도의 시대였다. '람보' 실베스터 스탤론은 70년대 '록키'로 워낙 유명한 스타였지만 '코만도' 아놀드 슈왈츠제네거는 혜성처럼 나타난 액션스타였다. 지금도 아놀드를 처음 봤을 때 기억이 또렷하다. 84년 고 2 중간고사가 끝나고 단체 영화관람을 갈때 친구들 몇몇과 빠져나가서 종로로 달려갔다. 그때 단성사 간판을 가득 메운 사나이가 바로 '터미네이터'에 얼굴을 내민 아놀드였다. 물론 그 이전에 '코난' 시리즈로 주목을 받았지만 아놀드의 이름을 제대로 알린 작품은 바로 '터미네이터'였다. 이듬해 아놀드는 '코만도'(Commando, 1985년)로 다시 한국을 찾았다. 근육질의 사나이가 총을 다부지게 움켜쥐고 활약하는 내용은 통쾌 그 자체였다. 특히 람보처럼 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