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아드리아해 2

붉은 돼지 (블루레이)

극작가 조지 버나드 쇼가 '지구 상에서 낙원을 보려거든 찾아가라'고 한 크로아티아의 두브로브니크를 방문했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시리도록 파란 하늘과 보석처럼 반짝이는 바다였다. 거기에 주단을 펼쳐 놓은 듯 붉게 빛나는 중세시대 마을의 지붕들. 비단 화가가 아니어도 절로 그림을 그리고 싶을 만큼 아름다운 풍경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 두 편을 통해 거듭났다. 마을 풍경이 온전히 나오는 '마녀 배달부 키키'와 남성들을 위한 낭만적인 작품 '붉은 돼지'(紅の豚, 1992년)다. 이 작품은 제1 차 세계대전 후 아름다운 아드리아해를 배경으로 하늘의 사나이들이 비행 실력을 겨루는 내용이다. 아드리아해는 이탈리아와 크로아티아 사이에 펼쳐진 바다로, 여기 점점이 떠있는 섬들이 작품 속 여인 지..

4월의 두브로브니크

'아드리아해의 진주' '지상 낙원'으로 칭송되며, 세상의 모든 금을 주어도 바꾸지 않는다는 크로아티아 최고의 휴양지 두브로브니크. 두브로브니크의 4월은 비수기다. 5~10월이 성수기이며, 그 중에서도 7,8월이 피크다. 30도를 넘는 고온과 강렬한 햇볕에 살이 익을 것 같지만, 여름축제의 흥겨움을 만끽 할 수 있기 때문. 하지만 비수기인 11~4월은 다르다. 맑은 날을 볼 수도 있지만, 7,8월 피크처럼 구름 한 점 없는 코발트 빛 하늘을 보긴 쉽지 않다. 어쩌다보니 두브로브니크의 절정과 비수기를 모두 접하게 됐다. 7,8월의 두브로브니크가 화장을 해서 한껏 아름다운 여인네라면 비수기의 두브로브니크는 민낯의 여인네다. 아니나 다를까, 도착한 날은 비가 퍼부었고, 다음날 하늘이 개긴 했지만 뭉게구름이 뭉실..

여행 2012.0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