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안느 파릴로드 3

섹스 이즈 코메디

프랑스의 여류 감독 카트린느 브레야는 국내에서 성애 영화 감독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 오해 때문에 작품에 대한 반응이 엇갈린다. 노골적이고 야한 영화를 기대한 사람들에게는 실망스러울 수 있고, 저속한 작품을 멀리한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발견일 수 있다. 성에 대한 진솔한 접근 때문에 그의 영화는 실제로 일반 영화보다 야하다. 성기 노출은 물론이고 직접적인 성 행위가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카트린느 브레야 감독은 성을 직설 화법으로 다루면서 이를 둘러싼 사람들의 위선과 편견을 들춰내는데 방점을 두고 있다. '섹스 이즈 코메디'(Sex Is Comedy, 2002년)도 마찬가지. 이 영화의 주인공은 성인 영화를 찍는 감독과 배우들이다. 감독은 배우들을 벗기려 들고, 배우들은 벗지 않으려..

아이언 마스크 (블루레이)

알렉상드르 뒤마의 소설 '삼총사'는 숱한 영화로 제작된 작품이다. 뒤마는 삼총사 이야기를 '삼총사' '20년 후' '브라줄론 자작' 등 총 3부작으로 썼다. 랜달 월리스 감독의 '아이언 마스크'(The Man In The Iron Mask, 1998년)는 3부작 가운데 3번째인 '브라줄론 자작'을 토대로 만들었다. 3부는 우리가 흔히 철가면으로 알고 있는 내용이다. 평생 무쇠로 만든 가면을 쓴 채 감옥에 갇혀 있는 사나이를 삼총사가 구출하면서 벌어지는 모험담이다. 프랑스의 루이 14세 왕 시절 감옥에 갇혔던 철가면은 실존 인물이다. 1679년 이탈리아 토리노 근처 피네롤로 감옥에 수감됐던 철가면은 1698년 파리의 바스티유 감옥으로 옮긴 뒤 5년 만에 죽어 생 폴 교구에 묻혔다. 루이 14세는 죽은 철가..

니키타 (블루레이)

뤽 베송 감독의 '니키타'(La Femme Nikita, 1990년)는 개봉 당시 참으로 독특한 영화였다. 남자 주인공들이 판을 치는 영화에서 여자 주인공이 킬러로 등장했고, 신분 또한 살인죄를 저지르고 이를 용서해 주는 댓가로 부채처럼 정부 기관의 암살자로 고용된 일종의 안티 히로인이었다. 당연히 영화의 분위기는 장중하고 무겁고 음울하다. 007처럼 경쾌하고 쿨한 사나이의 할리우드 액션극과 달리 불란서 특유의 느와르성 어둠이 깔린 액션극은 그만큼 비장미가 감돌았다. 무엇보다 이 영화가 다른 액션물들과 달랐던 점은 액션보다는 인물에 초점을 맞춘 점이다. 니키타가 자신의 존재를 잊고 암살 병기로 육성돼 장기판의 말처럼 조종되면서 느끼게 되는 인간성 상실의 비애가 안느 파릴로드의 우수어린 표정과 반항적인 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