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 90년대 무수하게 쏟아져 나온 홍콩 누아르는 감독에 따라 작품이 천차만별로 갈린다. 서극이나 오우삼 같은 감독들은 자기 개성을 살리며 스타일리시한 작품들을 만들었고, 왕가위 감독은 결이 다른 홍콩의 우수 어린 정서를 반영했다. 나머지 감독들 중에는 서극이나 오우삼의 영향을 받아 흥행을 노리고 흉내를 낸 사람들이 많다. 그나마 흉내를 잘 내면 다행인데 그렇지 못하면 아주 보기에 곤혹스러운 작품이 돼버린다. 1980년대 '영웅본색'이후 숱하게 쏟아져 나온 온갖 영웅 시리즈들이 대부분 그런 작품들이다. 당시 이런 작품들의 제목에 속아 비디오 가게에서 돈과 시간을 날린 씁쓸한 기억이 있다. 황태래 감독의 '강호정'(江湖精: Rich And Famous, 1987년)도 그런 허접한 작품 중 하나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