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알렉산더 페인 2

사랑해 파리

20명의 영화감독들이 프랑스 파리에 모였다. 이유는 한가지, 사랑의 도시 파리를 찬미하기 위해서다. 면면들도 쟁쟁하다. '슈팅 라이크 베컴'의 거린더 차다, '굿 윌 헌팅'의 구스 반 산트, '파고'의 코엔 형제, '화양연화'를 찍은 크리스토퍼 도일,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의 알폰소 쿠아론, '스크림'의 웨스 크레이븐, '사이드웨이'의 알렉산더 페인 등 마치 종합선물세트처럼 다양한 색깔을 지닌 감독들이 모였다. 이들에게 주어진 조건은 파리 시내 20개구 가운데 한 곳을 골라서 5분 내외의 영상을 만들라는 것이었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옴니버스 영화 '사랑해 파리'(Paris, Je T'Aime, 2006년)다. 개성강한 감독들이 모이다 보니 각 편의 이야기도 다양하다. 흡혈귀의 사랑부터 중년..

사이드웨이 (SE)

인생은 와인같다. 희노애락이 녹아든 인생은 영락없이 달콤 새콤하면서 쓴 맛이 어우러진 와인이다. 알렉산더 페인 감독이 '사이드웨이'(Sideways, 2004년)에서 그린 인생은 그중에서도 오래 숙성된 와인같은 중년의 삶이다. 아내와 이혼하고 우울증을 앓는 남자와 결혼을 앞둔 그의 오랜 친구가 와인 농장을 찾아 총각여행을 떠나면서 겪는 일화들은 다품종의 와인 진열장을 보는 것 같다. 와인 농장이 무대인 만큼 와인에 대한 전문적인 이야기가 많이 나오기 때문에 와인에 관심이 높다면 흥미로울 작품이다. 반면 갖가지 상황에서 갈등하는 사람들의 심리묘사에 초점을 맞춰 농익은 대사로 줄거리를 풀어가다보니 호흡이 빠른 할리우드 액션물에 익숙하다면 다소 지루할 수도 있다. 1.8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