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야쿠자 3

소나티네(블루레이)

비트 다케시라는 예명의 코미디언으로 활동했던 기타노 다케시(北野武)는 배우 겸 감독이 되고나서 다양한 색깔의 영화를 만들었다. '모두 하고 있습니까'처럼 황당하고 우스꽝스러운 작품이 있고 '그 여름 가장 조용한 바다' '기쿠지로의 여름' '키즈 리턴'처럼 서정적인 작품도 있다. 반면 '브라더' '아웃레이지' 등은 피로 점철된 과격하고 어두운 작품이다. 그 중에서 '소나티네'(ソナチネ 1993년)는 '그 남자 흉포하다' '3-4x10월'과 함께 흉포한 남자 3부작으로 꼽힌다. 기타노 다케시가 감독을 하고 각본 및 편집, 주연까지 맡은 이 작품은 야쿠자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야쿠자 중간 보스인 무라카와(기타노 다케시)는 조직 내부의 분쟁에 휘말려 잠시 오키나와의 바닷가로 피신한다. 부하들과 천진난만했던 어린..

하나비 (블루레이)

기타노 다케시의 초창기 영화들, '소나티네' '하나비' '그 남자 흉폭하다' 등을 보면 일본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 같다. 전통적인 일본 애니메이션의 특징은 서양 애니메이션, 특히 할리우드 애니메이션과 달리 정적인 이미지의 연결이라는 점이다. 즉 프레임 내 다양한 움직임의 변화를 시도하기보다는 마치 정지 사진을 보는 듯한 프레임들이 점프 컷으로 이어진다. 마치 만화책을 옮겨 놓은 듯한 구성이다. 기타노 다케시 감독의 초창기 폭력영화들도 이런 느낌을 자아낸다. 잔잔하게 흘러가던 이야기 중간에 느닷없이 돌출 화면처럼 급작스럽게 폭력 장면이 이어진다. 빤히 상대를 쳐다보다가 느닷없이 총을 뽑아 쏘거나 상대를 공격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당황스러울 수 있지만 나름 시각적 충격을 줄 수 있는 연출과 편집이기도 하다...

아웃레이지

비정한 조폭들의 세계를 다룬 기타노 다케시 감독의 '하나비'나 '소나티네'가 인상깊었다면 '아웃레이지'(Outrage, 2010년)를 볼 때는 두 작품을 잊는게 좋다. 같은 감독이 각본 연출 편집에 주연까지 했지만 기대에 크게 못미쳤기 때문이다. 심지어 '브라더스'만도 못하다. 기타노 다케시가 만든 이 작품은 그의 특기인 야쿠자 영화다. 조직에서 출세하기 위해 배신과 권모술수를 일삼는 야쿠자들의 비정함을 다룬 내용. "더 이상 의리를 찾지 않는다"는 대사처럼 예전같지 않은 야쿠자들의 세계를 잔혹 폭력으로 보여준다. 하지만 기타노 다케시 특유의 조직에 매몰되지 않은 사내의 비장미는 보이지 않고 밑도 끝도 없는 폭력만 남았다. 아무리 기타노 다케시가 "죽이는 방법을 먼저 생각하고 이야기를 만든" 영화라고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