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에드나 퍼비언스 2

파리의 여인

찰리 채플린이 각본, 연출에 작곡까지 한 '파리의 여인'(A Woman of Paris, 1923년)에는 채플린이 나오지 않는다. 아니, 엄밀히 말하면 딱 한 컷 지나가지만 아무도 채플린인 줄 모른다. 채플린은 기차역의 짐꾼으로 카메오처럼 나오는데, 그것도 고개를 숙이고 짐을 들고 있어서 자세히 들여다봐도 알아보기 힘들다. 특이한 것은 이 작품이 코미디가 아니라 정통 멜로 드라마라는 점. 영화는 사랑했으나 운명의 장난으로 엇갈리게 되는 연인들의 슬픈 이야기를 다뤘다. 채플린이 이 작품을 만든 이유는 비평가들 때문이다. 몇 몇 비평가들이 무성영화는 인간의 심리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다고 비판하자, 채플린이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이 영화를 만들었다. 이를 위해 그는 배우들의 섬세한 연기와 소품 ..

채플린 레뷔 = 채플린 회고

'채플린 회고'(The Chaplin Revue, 1959년)는 1918년부터 23년까지 찰리 채플린이 만든 '개같은 인생' '어깨총' '순례자' 등 3편의 중편을 묶은 작품이다. 여기에 워너브라더스에서 나온 2장짜리 DVD 타이틀은 '하루의 기쁨' '양지' '유한계급' '월급날' 등 1919년부터 22년까지 나온 중단편을 추가해 총 7편을 선보였다. 이 작품들은 미국에 정착한 채플린이 오렌지밭이었던 할리우드에 처음으로 자신의 스튜디오를 세운 뒤 본격적으로 쏟아낸 영화들이다. 채플린은 여기서 끼니 때우기 조차 막막한 고단한 서민들의 삶을 떠돌이 캐릭터를 통해 투영했다. 채플린의 상징이 된 떠돌이가 등장해 채플린의 장기인 팬터마임과 절묘한 시간차를 이용한 슬랩스틱 코미디로 사람들을 웃긴다. 그런 점에서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