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에릭 아이들 2

슈렉3 (블루레이)

크리스 밀러와 라맨 허 공동 감독의 '슈렉3'(Shrek The Third, 2007년)는 망작이다. 허를 찌르는 패러디와 반전의 묘미로 사람들을 웃기고 감탄하게 했던 슈렉시리즈의 재미와 신선도를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다. 패러디 형식을 빌린 개그 애니메이션의 원조 시리즈이지만 1편과 2편을 통해 보여줄 만큼 보여줘서 그런지 이 작품은 누구나 예측 가능한 평범한 스토리에 의존한다. 왕궁 생활에 싫증난 슈렉이 왕의 죽음으로 왕위를 이을 사촌을 데려오면서 벌어지는 내용이다. 여기에 왕위를 노린 차밍 왕자가 슈렉 일당과 대결을 벌이면서 이야기는 예측 가능한 뻔한 모험담으로 흐른다. 패러디와 웃음 또한 아더왕의 전설을 비롯해 킹콩 등 다른 작품을 차용하는 식으로 안전하게 넘어간다. 그마나 눈길을 끈 것은 백설공..

몬티 파이튼의 성배 (블루레이)

테리 길리엄과 테리 존스 감독의 '몬티 파이튼의 성배'(Monty Python and the Holy Grail, 1975년)는 황당 무계한 상황으로 웃음을 터뜨리는 패러디 코미디물이다. 당시로서는 말도 안되는 기발한 상황을 설정해 웃음을 터뜨리며 걸작 코미디로 칭송받았지만, 보는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사실상 '총알 탄 사나이' 같은 패러디 코미디의 원조로 꼽히는 작품인 만큼, '총알 탄 사나이'류를 좋아한다면 재미있게 볼 수 있지만, 그런 류의 영화를 싫어하면 오히려 말도 안되는 싸구려 영화로 보일 수 있다. 영화의 내용은 영국 아더왕의 전설을 이용해 원탁의 기사들이 성배를 찾아 떠난 모험담이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아더왕 전설과 아주 아주 많이 다르다. 말도 없이 말타는 흉내를 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