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엠마 스톤 8

크루엘라(블루레이)

크레이그 질레스피(Craig Gillespie) 감독의 '크루엘라'(Cruella, 2021년)는 원작을 훌륭하게 비튼 영화다. 디즈니의 애니메이션으로 유명한 원작 '101마리의 달마시안'은 모피에 미친 악녀 크루엘라가 모피코트를 만들려고 달마티안을 납치해 벌어지는 소동을 다뤘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는 더 이상 개들의 모험은 없다. 질레스피 감독의 이 작품은 원작과 달리 악녀 크루엘라(엠마 스톤 Emma Stone)에 초점을 맞췄다. 단순히 악녀의 관점에서 동일한 이야기를 전개하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악녀를 안티 히어로로 탈바꿈해 새로운 이야기를 재미있게 만든 작품이다. 원작과 이어지는 것은 캐릭터뿐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라고 봐도 무방하다. 사실 달마티안은 그렇게 많이 등장하지 않고 크루엘라와 끝없는 인..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4K 블루레이)

샘 레이미(Sam Raimi) 감독의 '스파이더맨' 3부작과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시리즈가 확연하게 다른 점은 주인공의 무게감이다. 스파이더맨 시리즈에서 주연을 맡았던 토비 맥과이어(Tobey Maguire)는 서민적인 외모에 영웅의 고뇌가 그대로 느껴지는 연기를 보여줬는데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주연을 맡은 앤드류 가필드(Andrew Garfield)는 장난꾸러기 악동같은 느낌이 강하다. 왠지 더 가벼워보이고 장난스런 모습이 고뇌하는 영웅보다는 악당과의 싸움을 즐기는 만화적인 캐릭터에 가깝다. 그만큼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 시리즈보다 무게감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대신 이를 메워주는 것이 시원한 액션이다. 스파이더맨이 고층 건물에서 거미줄도 없이 뛰어내려 활공하는 장면을 보면 게임이나 익스트림..

어메이징 스파이더맨(4K 블루레이)

샘 레이미(Sam Raimi) 감독의 바통을 이어받아 마크 웹(Marc Webb) 감독이 만든 '어메이징 스파이더맨'(The Amazing Spider-Man, 2012년)은 레이미 감독의 스파이더맨 시리즈를 잊어도 좋을 만큼 완전히 새로운 작품이다. 리부트라는 말이 맞을 만큼 원점에서 다시 시작한다. 그만큼 이 시리즈는 달라진 것이 많은데, 이런 변화가 반가운 사람들에게는 재미있는 작품이 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재앙일 수도 있다. 무엇보다 이 작품은 배우들이 대폭 바뀌면서 캐릭터의 성격도 크게 달라졌다. 레이미 감독의 시리즈가 삶에 지친 20대 청년의 고뇌에 초점을 맞췄다면 웹 감독의 이번 시리즈는 고교를 갓 졸업한 10대 청소년(앤드류 가필드, Andrew Garfield)이 스파이더맨을 맡았다..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블루레이)

영국의 앤 여왕은 비운의 통치자였다. 그의 아버지인 국왕 제임스 2세는 권력이란 신이 주신 것이라며 의회에 맞서다가 쫓겨났다. 이후 윌리엄 3세를 거쳐 앤이 여왕 자리에 올랐으나 강력한 의회의 견제 때문에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여기에 유럽은 스페인 왕위 계승을 둘러싸고 둘러 쪼개져 전쟁을 벌이고 있었다. 영국은 네덜란드, 오스트리아와 손잡고 스페인 왕좌를 차지하려는 프랑스, 스페인과 맞서 싸웠다. 하지만 전쟁이 쉽게 끝나지 않고 길어지면서 영국에서는 철수를 주장하는 평화파와 끝까지 싸워야 한다는 전쟁파가 팽팽이 맞서면서 국론은 둘로 갈렸다. 여기에 오랜 전쟁으로 국민들은 지치고 나라의 재정은 고갈돼 가고 있었다. 그만큼 앤 여왕은 내우외환에 시달렸다. 이때 지치고 힘든 여왕의 곁에서 그를 ..

매직 인 더 문라이트(블루레이)

파리('미드나잇 인 파리'), 로마('로마 위드 러브'), 바르셀로나('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를 거친 우디 앨런 감독의 다음 행선지는 남프랑스다. 그가 만든 '매직 인 더 문라이트'(Magic in the Moonlight, 2014년)는 햇살 좋은 남프랑스를 배경으로 펼치는 마술사와 심령술사의 달달한 사랑이야기다. 주인공인 마술사(콜린 퍼스)는 중국사람으로 위장한 채 마술을 펼치는 영국인이다. 자신의 경험 때문인 지 영험하다고 소문난 젊은 심령술사(엠마 스톤)를 믿지 않는다. 오히려 심령술사의 사기술을 허물어뜨리겠다며 팔을 걷어붙인다. 하지만 정작 허물어진 것은 완고하고 보수적인 마술사의 마음이다. 그때부터 마술사에게는 심령술사의 영험한 술수가 사기인 지 진짜인 지 중요하지 않다. 그렇게 영화는 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