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자를 아는 세 남자가 있다. 이들은 저마다 다른 이유로 한 여자와 친구 이상의 각별한 감정을 느낀다. 그들에게 여자는 각각의 상대이지만, 세 남자 전체의 입장에서 보면 모두가 아는 '우리의 여자'다. 홍상수 감독은 이 미묘한 차이를 1시간 28분의 시간 안에 재미나게 풀어냈다. '우리 선희'(2013년)는 언제나 그렇듯 홍 감독만의 시각이 돋보이는 독특한 영화다. 모두의 연인이면서 각자의 연인인 선희가 보여주는 입장차를 각각의 남자들이 펼쳐내는 논리 속에 잘 살려냈다. 특히 상대의 따라 바뀌는 남자들의 논리는 진실을 가장한 위선처럼 보이기도 하고, 지식인 연하는 먹물들의 허장성세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 과정을 허망한 웃음과 황당한 상황으로 잘 다듬어낸 작품이다. 굳이 다듬었다는 표현 자체가 무색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