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오순택 2

강적

조민호 감독의 '강적'(2006년)을 보면서 내내 궁금했던 것은 제목이었다. 영화는 폭력조직의 하수인 노릇을 하다가 살인누명을 뒤집어 쓴 사나이(천정명)와 난치병에 걸린 아들을 둔 가난한 형사(박중훈)의 혈투를 다루고 있다. 쓰러지고 깨지는 두 주인공을 보면서 과연 강적의 의미가 무엇이며 누구를 말하는 것인지 못내 궁금했다. 영화가 끝날 때까지 풀리지 않았던 의문은 DVD에 실린 감독의 음성해설을 듣고서야 풀렸다. 감독 왈, "빈주먹이 강적"이라는 것. 가진 것 없어도 자기 생각이나 주관을 당당하게 펼칠 수 있다면 강적이라는 소리다. 감독의 해설을 듣지 않으면 영화의 메시지를 이해할 수 없다는 점은 분명 작품의 한계다. 메시지 전달에 실패하다보니 영화는 계속 이야기가 겉돌며 늘어진다. 조 감독이 액션물에..

007 황금총을 가진 사나이

007 시리즈 9번째 작품 '황금총을 가진 사나이'(The Man with The Golden Gun, 1974년)는 젖꼭지가 3개 달린 살인청부업자 스카라망가와 007의 대결을 그렸다. 여전히 로저 무어(Roger Moore)가 007을 맡았는데 전편보다 여유 있어 보인다. 태국, 홍콩 등을 배경으로 한 만큼 이국적 풍물과 하늘을 나는 자동차, 태양광선총 등 볼거리도 많이 등장한다. 특히 스카라망가가 사용하는 황금총은 라이터, 담뱃갑, 만년필 등을 조립하면 총으로 변신하는 색다른 무기여서 관심을 끌었다. 지루했던 '죽느냐 사느냐'보다 나은 작품이다. 감독은 가이 해밀턴(Guy Hamilton), 주제가는 유명한 룰루가 불렀다. 1.8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타이틀은 화질이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