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민호 감독의 '강적'(2006년)을 보면서 내내 궁금했던 것은 제목이었다. 영화는 폭력조직의 하수인 노릇을 하다가 살인누명을 뒤집어 쓴 사나이(천정명)와 난치병에 걸린 아들을 둔 가난한 형사(박중훈)의 혈투를 다루고 있다. 쓰러지고 깨지는 두 주인공을 보면서 과연 강적의 의미가 무엇이며 누구를 말하는 것인지 못내 궁금했다. 영화가 끝날 때까지 풀리지 않았던 의문은 DVD에 실린 감독의 음성해설을 듣고서야 풀렸다. 감독 왈, "빈주먹이 강적"이라는 것. 가진 것 없어도 자기 생각이나 주관을 당당하게 펼칠 수 있다면 강적이라는 소리다. 감독의 해설을 듣지 않으면 영화의 메시지를 이해할 수 없다는 점은 분명 작품의 한계다. 메시지 전달에 실패하다보니 영화는 계속 이야기가 겉돌며 늘어진다. 조 감독이 액션물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