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왕정문 2

중경삼림 (블루레이)

왕가위 감독의 '중경삼림'(1994년)은 참으로 독특한 영화다. 두 편의 에피소드로 나뉜 이야기는 연결되지 않는 듯하면서도 스쳐지나가는 인물들과 미드나잇 익스프레스라는 노점 카페를 통해 교묘하게 연결되는 특이한 구조를 갖고 있다. 서로 남남이지만 사회라는 틀 안에서 보이지 않게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인간 사회의 축소판 같다. 전작인 '아비정전'의 흥행 실패 이후 데뷔작인 '열혈남아' 스타일로 회귀한 이 작품은 '열혈남아'에서 충격적으로 다가왔던 그의 스타일이 고스란히 살아있다. 홍콩 반환을 목전에 둔 불안한 홍콩 사람들의 심리를 반영하듯 청춘 군상들의 흔들리는 사랑을 '열혈남아'에서 보여준 스텝 프린팅과 핸드헬드, 형광등 조명, 뮤직비디오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 딱 떨어지는 음악과 영상의 조합으로 풀어낸..

홍콩 - 소호

홍콩섬을 가보면 왜 홍콩이 국제도시로 각광을 받는 지 알 수 있다. 온갖 금융기관의 아시아태평양 헤드쿼터가 즐비하고, 여기 맞춰 고층건물과 으리으리한 쇼핑몰, 온갖 맛있는 레스토랑이 빼곡하다. 구룡이 서울의 강북이라면 홍콩섬은 서울의 강남 같은 곳. 그 경계를 바다가 가르고 있다. 구룡의 스타페리 선착장에서 10~15분 간격으로 밤 12시까지 운행하는 페리를 타면 8분 가량 걸려 홍콩섬에 도착한다. 날씨가 궂거나 배를 타기 싫다면 구룡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한 정거만 가면 홍콩역이다. 홍콩섬은 쑤하우, 즉 소호로 알려진 센트럴과 셩완, 완차이, 코즈웨이 베이 등 크게 네 구역으로 나뉜다. 주로 관광객이 붐비는 곳은 센트럴이다. 높이 400m가 넘는 홍콩 국제금융센터(IFC)를 비롯해 홍콩 최대 쇼핑몰인 I..

여행 2012.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