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웨스 스투디 2

몬태나 (블루레이)

미국 역사에서 인디언 문제는 오랫동안 풀지 못한 숙제다. 인디언 보호구역을 통해 인디언을 보호한다고 하지만 어쨌든 원주민인 그들의 땅을 빼앗고 사회 소수집단으로 소외시켜버린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일부 영화들이 인디언에게 지속적인 관심을 나타내는 것은 어쩌면 원죄 의식의 발로일 수 있다. 스콧 쿠퍼 감독의 서부극 '몬태나'(Hostiles, 2017년)도 그런 영화다. 서부극 하면 의례히 떠오르는 것이 호전적인 인디언들의 백인 습격이다. 이 영화도 처음은 그렇게 시작한다. 잔혹한 한 무리의 인디언 일단이 백인들의 말을 노리고 무참한 학살을 벌인다. 이 와중에 홀로 살아남은 한 여인이 마침 늙고 병들어 죽어가는 인디언 추장을 호송하는 기병대와 합류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뤘다. 젖먹이 아기까..

라스트 모히칸 (블루레이)

1992년 12월 국도극장에서 개봉했던 마이클 만 감독의 영화 '라스트 모히칸'(The Last of The Mohicans, 1992년)을 처음 봤을 때 그 감동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울창한 숲 속을 휙휙 날며 사슴을 사냥하던 다니엘 데이 루이스의 모습과 다른 인디언 부족에게 끌려간 여인을 되찾기 위해 총을 들고 달려가던 모습, 그리고 마지막 처절한 벼랑 끝 싸움. 그 위로 흐르던 트레버 존스와 랜디 에델만의 웅장한 음악이 어우러진 영상은 광할한 대자연 위에서 펼쳐지는 한 편의 서사시였다. 어려서 계림문고 번역본으로 읽었던 '모히칸족의 최후'가 이렇게 훌륭한 내용이었던가 새삼 되짚어 보게 됐다. 작가인 제임스 페니모어 쿠퍼는 원작 소설에서 미국 독립전쟁으로 이어진 7년 전쟁의 와중에 억울하게 죽어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