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웨스 크레이븐 4

스크림(4K)

타일러 질레트(Tyler Gillett)와 매트 베티넬리 올핀(Matt Bettinelli-Olpin) 두 사람이 공동 감독한 '스크림'(Scream, 2022년)은 시리즈 가운데 '스크림 4G'의 후속작이다. 제목이 최초 작품과 동일해서 새로 만든 리메이크작처럼 보이지만 기존 시리즈에서 이어지는 작품이다. 내용은 우즈보로 마을에서 연쇄살인이 벌어진 지 25년 후 가면을 쓴 새로운 살인마가 다시 나타나 10대들을 죽이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뤘다. 영화는 시간이 흐른 만큼 시대의 흐름을 반영했다. 살인마는 전화 대신 스마트폰과 메신저를 사용해 희생자들을 협박하고 살인을 벌인다. 이 과정을 원작 '스크림'과 '싸이코'의 샤워 장면을 인용하는 등 각종 공포물의 클리세를 활용해 보여준다. 이런 장치들은 원작과 ..

왼편 마지막 집

데니스 일리아디스 감독의 '왼편 마지막 집'(The Last House on the Left, 2009년)은 제목이 말해주듯 웨스 크레이븐 감독의 1972년 동명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웨스 크레이븐 감독의 원작은 공포 영화사의 한 획을 긋는 걸작이었다. 원작은 공포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끝까지 보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외딴 별장에 놀러온 가족이 겪는 끔찍한 비극과 복수로 이어지는 과정이 잠시도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스릴있다. 무엇보다 사람이라는 존재의 밑바닥에 도사리고 있는 흉악함을 극명하게 드러낸 점이 더할 수 없이 소름끼쳤다. 되도 않는 귀신이나 괴물이 나와서 까부는 공포물과는 차원이 다른 공포감을 준다. 이 작품은 그만 못해도 나름대로 긴장감있게 잘 만들었다. 원작의 반전과 ..

사랑해 파리

20명의 영화감독들이 프랑스 파리에 모였다. 이유는 한가지, 사랑의 도시 파리를 찬미하기 위해서다. 면면들도 쟁쟁하다. '슈팅 라이크 베컴'의 거린더 차다, '굿 윌 헌팅'의 구스 반 산트, '파고'의 코엔 형제, '화양연화'를 찍은 크리스토퍼 도일,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의 알폰소 쿠아론, '스크림'의 웨스 크레이븐, '사이드웨이'의 알렉산더 페인 등 마치 종합선물세트처럼 다양한 색깔을 지닌 감독들이 모였다. 이들에게 주어진 조건은 파리 시내 20개구 가운데 한 곳을 골라서 5분 내외의 영상을 만들라는 것이었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옴니버스 영화 '사랑해 파리'(Paris, Je T'Aime, 2006년)다. 개성강한 감독들이 모이다 보니 각 편의 이야기도 다양하다. 흡혈귀의 사랑부터 중년..

나이트 플라이트

상공에 떠 있는 비행기는 밀폐된 방 같다. 무서워도 숨거나 달아날 곳이 없기 때문이다. '스크림' '나이트메어' 시리즈로 유명한 공포물의 대가 웨스 크레이븐(Wes Craven) 감독이 만든 스릴러 '나이트 플라이트'(Red Eye, 2005년)는 3만 피트 상공에 떠있는 비행기에서 벌어지는 숨 막히는 사건을 다뤘다. 호텔에서 근무하는 여주인공(레이철 맥아담스 Rachel McAdams)이 우연히 합석한 남자(킬리언 머피 Cillian Murphy)와 가족의 목숨을 걸고 살아남기 위한 게임을 벌이는 내용이다. 크레이븐 감독은 달아날 곳 없 비행기 안에서 주인공을 극한의 공포까지 몰아붙이며 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 탄탄한 구성과 한 순간도 긴장을 늦추지 않는 크레이븐 감독의 치밀한 연출력이 돋보인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