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이모겐 푸츠 2

니드 포 스피드 (블루레이)

스캇 워 감독의 '니드 포 스피드'(Need for Speed, 2014년)는 게임의 후광을 등에 업은 영화다. 1994년 PC용으로 처음 나온 동명 게임은 플레이스테이션 시리즈인 '그란투리스모'와 더불어 자동차 게임의 최고봉으로 꼽힌다. 예전 도스 시절 '문라잇 매드니스'와 더불어 속도감을 만끽할 수 있는 몇 안되는 PC게임이었다. 이 게임의 묘미는 경주에서 이기면 보상으로 새로운 자동차를 받을 수 있고, 경찰과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통해 아드레날린 지수를 마구 높일 수 있다는 데 있다. 특히 쉽게 타보기 힘든 어마어마한 가격의 슈퍼카를 가상 공간에서나마 마음껏 몰아보는 재미가 있다. 영화는 게임의 이 같은 묘미를 그대로 가져왔다. 코닉세그 아제라, 포드 머스탱, 부가티, 람보르기니, 맥라렌 등 슈퍼카..

마지막 4중주 (블루레이)

베토벤은 총 16곡의 현악 4중주를 작곡했는데 1824년 이후에 만든 12~16번 다섯 곡과 '대푸가'를 일컬어 후기 현악 4중주라고 부른다. 영화 제목으로 쓰인 'A Late Quartet'은 '마지막 4중주'가 아니라 바로 이 후기 4중주란 의미다. 야론 질버맨 감독의 '마지막 4중주'(A Late Quartet, 2012년)는 바로 이 베토벤의 후기 현악 4중주 가운데 14번을 다루고 있다. 그렇다고 베토벤의 전기영화가 아니다. 베토벤의 현악4중주 14번을 연주하는 4중주단의 얘기다. 영화를 보면 질버맨 감독이 클래식에 상당히 조예가 깊은 감독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베토벤은 9번 교향곡 '합창'을 작곡한 뒤 소편성의 실내악 위주로 돌아섰다. 그때 주로 쓴 것이 현악 4중주인데, 그의 현악 4중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