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이은성 3

국가대표 (블루레이)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김연아 선수가 금메달을 따는 것을 본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여름이다. 예전 같으면 동계 올림픽 종목은 사람들의 관심권 밖이었을텐데, 김연아 모태범 이상화 등 잘 싸운 선수들 덕분에 빙상 종목들이 주목을 받았다. 스키점프도 마찬가지. 제대로 된 점프대 하나 없는 곳에서 피눈물나는 연습으로 메달에 도전하는 선수들이 있기에 이 종목도 관심을 끌었다. 김용화 감독의 '국가대표'(2009년)는 이 같은 스키점프 선수들의 애환을 담은 작품이다. 그런 점에서 이 작품은 핸드볼 선수들의 올림픽 메달 도전기를 다룬 임순례 감독의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눈이라고는 눈씻고 찾아봐도 볼 수 없는 자메이카에서 봅슬레이에 출전하는 이야기를 그린 존 터틀터웁 감독의 '쿨러닝'과 궤를 같이 한다. 남들..

국가대표

'국가대표'를 만든 김용화 감독은 '미녀는 괴로워' '오 브라더스' 등 상업적으로 꽤 재미있는 영화들을 줄줄이 내놓은 인물이다. 특히 그는 소소하면서도 자연스러운 웃음에 강하며, 그 속에 적절하게 휴머니티를 녹여낼 줄 안다. 웃음과 감동. 상업 영화의 흥행 코드 두 가지를 제대로 다룰 줄 안다면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다. '국가대표'도 마찬가지. 그는 각양 각색의 인물들을 통해 스키 점프라는 생소한 동계 스포츠에 얽힌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풀어냈다. 실제 스키 점프 국가대표팀의 실화를 토대로 만들었다는 이 작품은 무엇보다 인물들이 잘 살아 있다. 주연부터 조연까지 모두 개성이 뚜렷해 어느 하나 버릴 것 없는 캐릭터들이 서로 금메달이라는 목표를 향해 완벽한 융합을 보여준다. 그만큼 감독이 직접 쓴 각본이 ..

영화 2009.08.23

더 게임

일본 만화 니타 다츠오의 ‘체인지’를 토대로 만든 ‘더 게임’(2008년)은 사람의 뇌와 육신을 바꿔서 새로운 삶을 사는 황당하고 기발한 이야기다. '아홉살 인생'의 윤인호 감독이 만든 영화는 거부 강노식(변희봉)과 거리의 무명화가 민희도(신하균)가 한 번의 내기를 통해 삶을 송두리째 바꾼다는 설정은 원작 만화와 동일하지만 결말은 다르다. 어차피 ‘페이스오프’처럼 가상의 상황을 설정해 진행하는 영화인 만큼 의학적으로 가능한 이야기인지 골치 아프게 따질 필요는 없다. 영화가 이야기하려는 것은 과학이 아니라 ‘욕심부리지 마라’는 잠언같은 메시지이기 때문이다. 한 순간 욕심에 눈이 멀어 얻은 대가는 젊은이가 졸지에 죽음을 눈 앞에 둔 노인의 몸으로 바뀌는 인생 차압과 마찬가지의 무서운 결과를 초래한다. 리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