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이준기 3

레지던트 이블6 파멸의 날(4K 블루레이)

폴 앤더슨 감독의 '레지던트 이블 파멸의 날'(Resident Evil: The Final Chapter, 2016년)은 15년간 이어온 시리즈의 종지부를 찍은 6번째 작품이다. 제목따라 간 내용은 특별할 게 없다. 인류의 마지막 희망으로 남은 앨리스가 사람들을 좀비로 만든 바이러스를 퇴치할 백신이 있다는 것을 알고 이를 구하기 위해 사건이 시작된 라쿤시티로 다시 돌아가 악당들을 물리치는 내용이다. 결국 앨리스는 백신을 구해 인류를 종말의 위기에서 구해내고 자신의 운명 또한 새롭게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맹목적으로 달려드는 좀비떼들을 마구잡이로 도살하는 과정은 이전 시리즈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새로운 것이 있다면 강력해진 엄브렐라사의 악당들과 벌이는 싸움이다. 여기에 우리 배우인 이준기가 악역을 맡아 ..

첫 눈

한일 합작 영화라고 떠들썩하게 홍보한 한상희 감독의 '첫눈'(2007년)은 정확히 말하면 한일 합작 하이틴 로맨스다. 아버지를 따라 일본에 온 고교생이 일본 여고생과 애틋한 사랑을 나눈다는 내용. 제목이 시사하듯 첫눈을 기다리며 애틋한 사랑의 추억을 간직한다는 설정은 첫사랑의 설레임에 가슴이 뛸만한 여고생들의 눈높이에 맞췄다. 뿐만 아니라 뮤직비디오처럼 뽀얗게 처리한 파스텔톤의 영상도 딱 소녀 취향이다. 각본과 촬영, 조명은 일본측에서, 연출과 음향, 음악은 한국쪽에서 맡은 점이 특징. 주연도 이준기와 미야자키 아오이가 나란히 나눠 맡았다. 이준기의 열혈 팬이나 하이틴 로맨스류의 작품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작품. 그렇지 않다면 교토 풍경 외에는 그다지 눈길이 가지 않는다. 1.85 대 1 애너모픽 와..

왕의 남자 (한정판)

이준익 감독의 '왕의 남자'(2005년)를 DVD로 3번 봤다. 재미있어서 그런게 아니라 1,200만명이 넘게 본 이유를 찾고 싶어서였다. 사람마다 보는 관점과 느낌이 다른 만큼 많이 봤다고 무조건 재미있어야 할 이유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절로 그렇게 됐다. '황산벌'과 '왕의 남자' 두 편만 보고 단정짓기에는 성급한 감이 있지만(현재까지 감독한 작품이 세 편 뿐이니 어쩔 수 없다) 이준익 감독의 작품세계는 깊이가 얕다. 줄거리 위주의 이야기 흐름과 말초적인 대사에 지나치게 의존한다. 그만큼 쉽고 직접적인 방법으로 사람들을 자극한다. 황당한 몸짓과 언어유희로 금방 웃음이 터지게 만드는 '개그콘서트'처럼 말이다. 대신 사회 구조와 역사적 배경을 토대로 인간 관계를 고찰하려는 진지한 자세는 없다. '왕의 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