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연 감독의 '문영'(2015년)은 결손가정에서 자라는 여고생이 겪게 되는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어머니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날마다 술에 취해 거친 언사를 내뱉는 아버지와 살아가는 여고생 문영의 삶은 하루하루가 고단하고 피곤한 나날이다. 그의 유일한 소일거리는 캠코더로 지나가는 사람을 찍는 것. 하루 종일 카메라를 들고 거리를 쏘다니다가 우연히 다투는 남녀를 촬영하면서 뜻하지 않게 친구를 만나게 된다. 그때부터 연상의 여인과 문영의 묘한 우정이 시작된다. 영화는 캠코더 소녀 문영이 왜 하루 종일 촬영에 몰두하는지를 밝히는 수수께끼와 연상의 여인이 안고 있는 비밀을 두 축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영화는 흥미로워 보이는 소재를 힘 있게 풀어내지 못했다. 문영의 내부에 고여있는 아픔과 상처도 깊이 있게 다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