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장 가방 3

지하실의 멜로디

한창 전성기때 알랑 들롱과 장 가방이 콤비를 이뤄 나온다는 것만으로도 가슴 뛰는 영화. 앙리 베르누이 감독의 느와르 '지하실의 멜로디'(Melodie En Sous-Sol, 1963년)는 그런 영화다. 이 작품 속 알랑 들롱은 푸른 물이 뚝뚝 떨어질 것 같은 시퍼런 청춘이다. 반면 장 가방은 노장의 완숙미가 엿보인다. 신-구가 완벽한 조화를 이뤄 긴장감을 불어넣은 범죄영화가 바로 이 작품이다. 내용은 '오션스 일레븐'이나 '이탈리안 잡'처럼 치밀한 계획을 세워 휴양지 유명 호텔의 카지노를 터는 이야기다. 앙리 베르누이 감독은 후반부 금고를 터는 장면을 아슬아슬하게 보여준다. 주변 정황과 알랑 들롱, 장 가방의 표정을 번갈아 보여주며 긴장감을 불어넣은 것이 이 작품의 묘미다. 하지만 대부분의 느와르물이 그..

시실리안

장 가방, 장 폴 벨몽도, 알랑 들롱은 1960, 70년대 프랑스 영화계를 대표하는 3인방이다. 그 중에서 잘 생긴 알랑 들롱의 인기는 전세계적으로 단연 최고였다. 그의 인기에 힘입어 만든 영화가 앙리 베르누이 감독의 '시실리안'(The Sicilian Clan, 1969년)이다. 당시 수억 달러어치의 보석을 기발한 방법으로 강탈하는 갱들의 이야기다. 꽃미남 배우 알랑 들롱을 비롯해 우리로 치면 최불암 같은 국민배우인 장 가방에 리노 벤추라까지 출연해 당시로선 호화 캐스팅을 자랑한다. 배우도 배우지만 스토리가 지금봐도 기발하고 탄탄하다. 어거스트 르 브레통의 소설이 원작인데, 여기 소개된 경찰 호송차를 뜯고 달아나는 방법과 보석을 탈취하는 수법 자체가 예상을 뛰어넘는다. 이를 느와르에 일가견이 있는 앙리..

빗속의 방문객

어느 비오는 날, 낯선 이방인이 프랑스 마을에 나타난다. 여인은 몰랐지만 이방인은 강간 전과가 있는 흉악한 탈주범이었다. 이방인은 여인의 집에 몰래 숨어들어 강간을 하다가 여인의 총에 살해당한다. 남편이 알게 될까봐 두려웠던 여인은 시체를 바다에 던져 버린다. 며칠 뒤 그 마을에 또다른 낯선 사내가 나타난다. 거액을 훔쳐 달아난 강간범을 뒤쫓던 미군 수사관이다. 사내는 여인이 강간범을 죽였다는 사실을 눈치챈다. 사내는 강간범이 갖고 있던 돈의 행방 때문에 여인을 집요하게 추궁한다. 그 과정에서 사내는 외간 남자와 바람을 핀 어머니 때문에 아버지가 떠나버린 여인의 과거를 알게 된다. 과거의 상처 때문에 여인은 자신의 잘못이 아닌데도 성폭행 사실이 알려지면 남편이 떠날까봐 두려워 한다. 그래서 사내는 바닷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