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형 감독의 '폭력써클'은 코 끝에서 피비랜내가 확 올라오는 느낌의 영화다. 폭력에 대한 고찰이 상당히 빼어난 수작으로, 결코 정제되거나 다듬지 않은 날 것 그대로의 분노를 담은 폭력이 거침없이 펼쳐진다. 무엇보다 단계적으로 점증하는 분노의 폭발을 설득력있게 잘 묘사했다. 영화는 고등학교 아이들이 축구를 하기 위해 만든 서클이 뜻하지 않은 사건으로 폭력조직으로 몰리면서 아이들 또한 폭력의 한복판에 던져지는 내용이다. 모범생인 주인공은 불량배들에게 친구가 맞아 부상을 당하거나 죽으면서 결국 야수같은 폭력을 휘두르게 된다. 박 감독은 독특하게도 느와르풍 영화에 클래식을 얹어 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언뜻보면 어색할 것 같지만 오히려 영상과 음악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뤄내며 폭력의 잔혹함을 극명하게 드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