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우리의 발해성벽까지 만리장성의 연장이라고 역사를 왜곡하는 장성공정을 벌여 공분을 자아낸다. 진의 시황제가 북방 오랑캐를 막기 위해 쌓은 만리장성을 처음 가봤을 때 사진이나 TV에서 본 것과 달리 얕으막한 높이에 실망했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가까이 보면 실망스런 이 건축물이 멀리 떨어져보면 우주에서도 보일 만큼 장대하다. 장예모 감독의 ‘영웅’(2002년)은 만리장성 같은 작품이다. 장 감독의 첫 액션영화인 이 작품은 단순 무협물로 보이지만 한걸음 떨어져보면 중국 역사를 꿰뚫는 기본적 흐름과 사상이 녹아 있다. 조각난 중국 대륙을 통일하려고 주변국을 침략한 진시황제를 암살하기 위해 네 명의 무사들이 주도 면밀한 계획을 세운다. 시황제에게 짓밟힌 조국을 대신해 뭉친 이들의 계획은 뜻밖에도 내부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