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제니퍼 로렌스 7

패신저스(4K 블루레이)

끝이 없다는 것은 공포다. 모튼 틸덤 감독의 '패신저스'(Passengers, 2016년)는 이를 잘 보여주는 영화다. 이 작품은 먼 미래를 배경으로 한 공상과학(SF)물이다. 120년간 동면상태로 우주선에 탑승한 수천 명의 사람들이 새로 정착할 별을 찾아 머나먼 우주로 떠난다. 그런데 당초 계획과 달리 동면장치 고장으로 주인공인 짐(크리스 프랫)이 90년 일찍 깨어난다. 졸지에 그는 다른 승객들과 달리 홀로 우주선에서 늙어 죽어야 할 판이다. 우주선을 조종할 수도 없고 다시 동면장치를 작동시킬 수도 없다. 그의 앞에는 끝모를 우주만 펼쳐져 있을 뿐이다. 망망대해처럼 우주는 평온하고 고요하지만 끝이 없다는 점에서 공포의 또다른 이름이다. 짐은 중간에 깨어난 또다른 여성 승객 오로라(제니퍼 로렌스)를 만나..

레드 스패로(블루레이)

여간첩 하면 떠오르는 것이 마타 하리와 김수임이다.제1차 세계대전 때 독일과 프랑스를 오가며 이중간첩 노릇을 했다는 혐의를 받은 마타 하리는 결국 프랑스에서 총살형을 당했다. 해방 정국의 혼란기에 남한에서 활동했던 김수임은 자생적 공산주의자에 가까운 간첩이다.연인이었던 공산주의자 이강국을 사랑한 그는 미 군정 관계자를 통해 정보를 빼돌렸다. 김수임 역시 1950년 4월에 체포돼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총살당했다.두 사람은 공통점이 있다. 빼어난 미모와 뛰어난 춤솜씨(마타 하리) 또는 출중한 영어 실력(김수임) 등 재색을 겸비한 재원이었다.결국 두 사람의 공통점을 놓고 보면 여간첩은 곧 색(色)이라는 생각을 먼저 할 수 있다. 하지만 미인계라는 것이 과거의 술책일 뿐 현대에는 잘 통하지 않을 것 같은데 꼭 그..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블루레이)

드디어 엑스맨도 로봇과 전쟁을 시작했다. 브라이언 싱어 감독이 연출한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X-Men: Days of Future Past, 2014년)는 초능력을 지닌 돌연변이들을 없애기 위해 개발된 강력한 로봇 병기 센티넬과 맞서 싸우는 엑스맨들의 활약을 다뤘다. 여기에 '터미네이터'처럼 시간 여행 개념이 적용돼 엑스맨들은 과거와 미래를 넘나들며 최대 위협적인 존재들과 대결을 펼친다. 마치 '터미네이터'와 '매트릭스'를 섞어 놓은 듯한 분위기다. 공교롭게 엑스맨들을 위협하는 존재도 '매트릭스'에 등장하는 무시무시한 센티넬과 닮았다. 과거와 미래의 캐릭터들이 공존하는 만큼 배우들 또한 예전 엑스맨 시리즈와 액스맨 퓨처 패스트 시리즈의 배우들이 모두 등장해 기대를 모았다. 그만큼 같은 캐..

조이 (블루레이)

데이비드 O 러셀 감독의 '조이'(Joy, 2015년)는 빚더미에 올라 파산 직전에 몰린 여인이 기업을 일으켜 수백억원대 부자가 되는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이 실화의 주인공은 인지니어스디자인의 여류 최고경영자(CEO)인 조이 망가노다. 1956년 미국 뉴욕에서 이탈리아계 부모 사이에 태어난 조이는 고교를 수석 졸업하고 명문 사립대인 페이스대학에 진학했으나 자동차 정비소를 운영하던 아버지 사업을 돕기 위해 중퇴했다. 이후 이스턴항공사의 고객센터 직원, 웨이트리스 등 여러 직업을 가졌으나 일이 잘 풀리지 않았다. 심지어 가정사도 제대로 풀리지 않았다. 부모의 이혼을 겪었고 자신도 이혼해 혼자 두 아이를 키워야 했다. 특이한 것은 이혼한 부모, 이혼한 전 남편이 모두 한 집에서 같이 사는데 그마저도 서로를 ..

실버라이닝 플레이북(블루레이)

데이빗 O. 러셀 감독의 '실버라이닝 플레이북'(Silver Linings Playbook, 2012년)은 흔치 않은 사랑을 다뤘다. 속된 말로 '또라이'라고 표현하는 미친 사람들의 사랑 이야기다. 그렇다고 광인처럼 난폭한 존재가 아니라 일종의 신경쇠약 같은 조울증이나 강박증에 시달리는 사람들 이야기다. 이들은 겉보기에 멀쩡하다. 다만 지나치게 집착하거나 기피하는 것들에 과도하게 반응해서 '미쳤다'는 소리를 들을 뿐이다. 하지만 이들에게 정신병원이나 약물치료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 바로 주변의 관심이다.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주위 사람들이 따뜻하게 받아주고 함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 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래서 러셀 감독은 이들이 사랑을 통해 변하는 과정을 때로는 유머러스하고 때로는 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