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제니퍼 코넬리 3

헐크(4K 블루레이)

우리나라에 헐크를 먼저 알린 것은 '두 얼굴의 사나이'라는 제목으로 방영된 TV 시리즈였다. 마블 코믹스가 국내에 나오지 않았기에 스탠 리가 그린 만화 주인공이라는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 특히 헐크가 초록색 괴물이라는 사실에 놀랐다. 국내 방영됐던 1970년대 말부터 80년대 초는 흑백 방송시절이어서 헐크가 초록색일 줄 상상도 못했다. 오히려 흑백의 이미지가 헐크를 훨씬 더 위압적으로 보이게 만들었다. 그래서 그런지 나중에 본 초록색 헐크는 무섭다기보다 왠지 우스꽝스러웠다. 당시 헐크는 국내 TV에서 마땅히 볼게 많지 않던 시절이라 열심히 보기는 했지만 '600만불의 사나이'나 '원더우먼' '소머즈' 등에 비하면 별로 인기가 없었다. 아무래도 못생긴 괴물이 주인공이고, 헐크가 활약할때까지 못난이처럼 당하..

9 (나인, 블루레이)

장편 애니메이션 '9'(나인, 2009년)은 쉐인 액커 감독의 재기가 반짝이는 작품이다. 대부분 유명세 때문에 제작자인 팀 버튼과 티무르 베트맘베토브에 주목하지만, 실제 이 작품을 빛낸 것은 바로 쉐인 액커 감독이다. 이 영화는 2006년 아카데미상 단편 애니메이션부문 후보의 오른 같은 제목의 11분짜리 단편에서 출발했다. 쉐인 액커 감독이 UCLA 졸업 작품으로 만든 단편을 보고 홀딱 반한 팀 버튼 감독이 제작자로 나서 장편으로 탄생했다. 영화는 특이하게도 인형이 주인공이다. 고도로 발달한 기계 문명이 인류를 멸망시킨 뒤 마지막으로 나선 구원자는 사람의 혼이 스며든 인형들이다. 지나치게 발달한 과학문명에 대한 두려움과 인류의 멸망이라는 묵시록적 세계관은 '터미네이터'류의 SF물과 닮았다. 그러면서도 1..

블러드 다이아몬드 (SE)

에드워드 즈윅 감독의 '블러드 다이아몬드'(Blood Diamond, 2007년)는 다이아몬드 거래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잔혹한 수탈사를 다룬 영화다. 즈윅 감독은 묵직한 메시지에 현대판 '뿌리'가 돼버린 시에라리온 원주민 가족의 이야기를 집어넣어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를 구성했다. 1991년 시에라리온에 반군인 혁명연합전선(RUF)이 등장하면서 내전이 발생한다. 반군은 무려 10년 동안 이어진 내전에서 겉으로는 부정부패 척결을 내걸지만 실상은 군자금 마련을 위한 다이아몬드 광산 차지가 주목적이었다. 이들이 살인과 노예노동을 통해 채굴한 다이아몬드는 유럽, 미국 등 선진국으로 몰래 팔려나간다. 서구에서 원하는 다이아몬드를 공급하기 위해 아프리카 빈곤국들은 피를 흘리는 셈이다. 영화는 과거 노예로 아프리카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