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제인 캠피온 3

피아노 (블루레이)

제인 캠피온 감독은 작품들 속에서 여성의 사회적 지위와 홀로서기에 대해 일관된 메시지를 견지해 왔다. 이를 대표적으로 보여 주는 작품이 바로 '피아노'(The Piano, 1993년)다. 이 작품 속 주인공인 에이다(홀로 헌터)는 아주 척박한 환경에 놓인 외로운 여성이다. 그의 현실을 대변해 주듯 사방이 온통 진흙밭 투성이인 뉴질랜드에서 그는 오로지 딸과 피아노에 의지해 살아간다. 하나 뿐인 남편(샘 닐)은 온통 땅을 사서 넓히는데만 관심이 있고, 에이다를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다. 엎친데 덥친 격으로 에이다는 말을 하지 못한다. 오로지 딸과 수화로만 대화하는 에이다에게 유일하게 감정을 표출할 수 있는 통로는 피아노 뿐이다. 그가 때로는 부드럽게 때로는 격정적으로 연주하는 피아노는 에이다의 말이자 감정이다..

인 더 컷

맥 라이언이 전라로 출연한다고 해서 화제를 모은 제인 캠피온 감독의 '인 더 컷'(In The Cut, 2003년)은 생각만큼 야한 작품은 아니다. 물론 수잔나 무어의 에로틱 스릴러 소설이 원작인 만큼 야릇한 분위기를 연출하지만 '원초적 본능'이나 틴토 브라스 감독 시리즈를 생각한다면 크게 실망할 수 있다. 그래도 맥 라이언의 색다른 변신과 제인 캠피온 감독 특유의 무서운 집중력이 힘을 발휘한 작품이다. 영화는 어느 마을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을 수사하는 형사와 여교사 사이에 싹트는 사랑을 다루고 있다. '피아노' 등 제인 캠피온 영화가 그렇듯 특유의 내상(트라우마)을 안고 있는 여성이 주인공이라는 점이 흥미롭다. 미국에서는 스릴러로서 매력이 떨어진다며 평론가들이 혹평을 퍼부었지만 그렇게까지 실망스런 작품은..

피아노 (SE)

제인 캠피온 감독의 '피아노'(The Piano, 1993년)는 잘 만든 영화란 어떤 것인지를 제대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빅토리아 시대에 관습의 굴레에 갇혀 살아가는 여인이 자신의 의지로 운명을 개척해 나가는 페미니즘 메시지를 아름다운 영상과 꿈결같은 음악, 그리고 다소 충격적인 이야기 속에 잘 소화했다. 덕분에 재미도 있으면서 주제가 뚜렷이 전달되는 훌륭한 작품이 됐다. 마치 영상과 음악으로 시를 쓰듯 이야기를 풀어낸 이 작품의 수훈갑은 단연 촬영 감독인 스튜어트 드라이버그와 서정적인 음악을 만든 마이클 니먼이다. 물론 여류 감독 제인 캠피온의 각본과 연출이 훌륭했고, 배우들의 연기도 뛰어났다. 2장의 디스크로 다시 나온 SE판 DVD는 1.8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 영상을 지원한다. 화질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