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제프리 러쉬 7

그린 랜턴: 반지의 선택(블루레이)

DC코믹스 팬이라면 익히 잘 알만한 그린 랜턴은 반지의 제왕이다. 어느 날 우주에서 날아온 외계인이 선물한 신비한 반지는 반지의 주인이 상상하는 모든 것을 현실로 이뤄준다. 마치 알라딘의 마술램프 같은 반지는 주인공에게 무한한 힘을 선사하며 슈퍼 히어로, 즉 초영웅으로 만들어준다. 그렇지만 누구나 영웅이 되는 것은 아니다. 반지가 보기에 그만한 자질이 있다고 판단되는 사람에게만 이런 힘을 부여한다. 그렇지 못한 사람이 반지를 손에 넣으면 되려 다친다. 마틴 캠벨 감독이 만든 '그린 랜턴: 반지의 선택'(Green Lantern, 2011년)은 바로 이런 그린 랜턴의 탄생 과정을 담고 있다. 부제로 붙은 반지의 선택에서 알 수 있듯 제작진은 이 작품이 흥행에 성공하면 시리즈로 만들 생각을 했다. 하지만 안..

캐리비안의 해적: 죽은 자는 말이 없다(블루레이)

'캐리비안의 해적: 죽은 자는 말이 없다'(Pirates of the Caribbean: Dead Men Tell No Tales, 2017년)는 시리즈의 다섯 번째 작품이다. 이전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해적 영화의 낭만을 고스란히 갖고 있다. 전통적으로 해적 영화들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이 쓴 '보물섬'의 DNA를 갖고 있다. 해적들이 어딘가 숨겨 놓은 보물을 찾기 위해 사악한 집단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 벌어지는 싸움이라는 기본 구조다. 즉, 로또처럼 사람들의 물욕을 자극하는 일확천금의 꿈을 밑바탕에 깔고 있다. 여기에 아름다운 여인과 아크로바틱, 슬랩스틱이 가미된 액션과 웃음으로 사람들의 모험심을 자극한다. 그래서 해적 영화는 별다른 줄거리 없이도 언제나 유쾌하고 흥겹다. 그만큼 본능에..

베스트 오퍼(블루레이)

주세페 베르나토레는 이탈리아의 서정을 영화에 잘 녹여내는 감독으로 유명하다. '시네마 천국'이나 '말레나'를 보면 영화 속 시대를 살아온 이탈리아 사람들이라면 공감갈 만한 내용들을 서정적으로 잘 녹여 냈다. 그러면서도 그런 정서를 다른 지역 사람들도 쉽게 호응할 만한 이야기로 풀어냈다는 점이 높이 살 만 하다. 그래서 가장 이탈리아적이면서도 가장 보편적인 현대 이탈리아의 영화감독으로 꼽을 만 하다. 아마 이탈리아 정부도 그 점을 높이 사서 그에게 기사 칭호를 내린게 아닐까 싶다. 그런 그가 만든 '베스트 오퍼'(La migliore offerta, The Best Offer, 2013년)는 좀 독특한 영화다. '시네마 천국'이나 '말레나'처럼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하지도 않았고 이탈리아 사람들의 이야기를 ..

니모를 찾아서 (블루레이)

픽사스튜디오의 애니메이션 '니모를 찾아서'(Finding Nemo, 2003년)가 성공할 것으로 본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 심지어 픽사 내부에서조차 실패할 것이라는 얘기가 많이 나왔다. 이야기나 캐릭터가 섹시하지 않다는 분석이었다. 가장 큰 난제는 물고기는 표정을 지을 수 없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제작진은 고민을 한 끝에, 개들이 눈썹에 해당하는 부위를 움직여 표정을 만들어 내는 점에 착안, 물고기 캐릭터들에게도 눈썹 움직임 같은 효과를 불어 넣었다. 덕분에 밋밋한 물고기들이 다채로운 표정을 가진 배우로 변신하는데 성공했다. 이 작품의 또다른 성공 포인트는 빛이다. 바다 속으로 일렁이며 스며드는 빛을 아주 자연스럽게 잘 살렸다. 더불어 바다색도 단일 색이 아닌 다양한 색으로 변화를 주어 형형색색의 바다 ..

골든 에이지

16세기에 영국을 통치한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은 '버진 퀸'으로 불린다. 헨리 8세의 딸인 그는 25세 나이에 왕좌에 올라 45년간 영국을 통치하며 황금기를 이끌었지만 결혼 한 번 못해보고 외롭게 살아간 불운한 여인이었다. 파키스탄 출신의 세커 카푸르 감독의 '골든 에이지'(Elizabeth: Golden Age, 2007년)는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의 전성기를 그린 서사극이다. 당시 세계 최강국이었던 스페인은 천주교를 앞세워 신교를 믿던 영국 침공의 기회를 노린다. 스페인의 펠리페 2세는 이를 위해 무적함대를 만들어 영국을 공격하지만 필사의 항전을 펼친 영국 함대에게 대패하면서 위대한 대양의 시대를 영국에게 넘겨주고 만다. 원래 이 작품은 엘리자베스 1세의 왕위 즉위를 다룬 1998년작 '엘리자베스'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