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조르지오 모로더 3

스카페이스(4K 블루레이)

'세상은 나의 것이다.(The World is Yours)' 브라이언 드 팔머(Brian De Palma) 감독의 '스카페이스'(Scarface, 1983년)는 강렬한 문구 만큼이나 화끈한 영화다. 1932년 폴 무니를 유명하게 만든 흑백 영화를 리메이크한 이 작품은 쿠바 이민자 출신의 갱이 마약으로 떼돈을 벌었다가 허망하게 스러져가는 얘기다.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밑바닥 인생이 부의 정점까지 올랐다가 쓰러지는 과정을 냉정하게 묘사했다. 그 속에는 레이건 정권 시절 팍스 아메리카나를 구가하던 미국의 어두운 그늘도 녹아 있다. 개봉 당시 미국은 영화처럼 마약이 급증해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겉으로는 흥청망청 번영을 누리는 것 같았지만 속으로는 내홍을 겪고 있었던 셈이다. 그렇게 미국은 1980년대 아메리..

플래시댄스(블루레이)

애드리안 라인 감독의 '플래시댄스'(Flashdance, 1983년)는 1980년대를 대표하는 댄스영화다. 이 작품은 춤과 음악, 영상이 완벽하게 맞아떨어져 평론가들의 혹평에도 불구하고 뮤직비디오에 익숙한 1980년대 MTV 세대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사실 내용은 별 게 없다. 생계를 위해 철공소에서 용접 일을 하는 가난한 여성이 밤에는 클럽에서 춤을 추며 무용수의 꿈을 키워가는 이야기다. 어려움을 딛고 꿈을 이룬다는 전형적인 '록키'식 아메리칸 드림을 다루고 있다. 단순한 줄거리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이 인기를 끈 것은 음악과 영상, 배우의 힘이다. 이 작품으로 데뷔한 제니퍼 빌스는 기존 유명 배우들과 다른 풋풋한 매력을 풍기며 인기를 독차지했다. 지적으로 보이면서도 한편으로는 뇌쇄적인 매력을 ..

아메리칸 지골로 (블루레이)

1980년대 중반 국내에서 폴 슈레이더 감독의 '아메리칸 지골로'(American Gigolo, 1980년)는 원래 제목대로 개봉되지 않았다. 당시 개봉 제목은 '리처드 기어의 아메리칸 플레이보이'. 남창을 뜻하는 지골로의 부정적인 의미도 문제였지만, 당시 사람들이 지골로가 무엇을 의미하는 지 잘 몰랐기 때문이다. 개봉도 해외에 비해 한참 늦은 1985년에 이뤄졌다. 후속작 '사관과 신사'가 1983년에 먼저 들어와 국내에서 리차드 기어의 인기가 올라가자 뒤늦게 개봉했다. 리차드 기어의 인기도 인기지만 이 작품은 사실 주제가 때문에 국내에 널리 알려졌다. 데보라 해리가 보컬로 있었던 밴드 블론디가 부른 주제가 'Call Me'는 빌보드 차트 넘버 1에 오르며 영화보다 먼저 국내에 상륙했다. 당시 작곡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