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조셉 코신스키 2

오블리비언 (블루레이)

조셉 코신스키 감독의 영화 '오블리비언'(Oblivion , 2013년)은 볼거리로 승부를 거는 영화다. 감독이 직접 입안한 훌륭한 그래픽을 바탕으로 영화의 컨셉을 잡고, 이를 토대로 그래픽노블까지 만들었다. 구름 위로 우뚝솟은 등대처럼 외로이 떠있는 스카이타워와 헬기를 연상케 하는 버블십, 미래의 오토바이 등 감독의 메카닉 디자인은 그만큼 시각적으로 훌륭하다. 여기에 광활한 아이슬란드의 대자연과 하와이 화산지대에서 찍은 영상은 자연 그대로 훌륭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그만큼 볼거리가 많고 와이드한 영상을 잘 살린 이 작품은 블루레이에 어울리는 작품이다. 하지만 다른 SF영화들과 비슷한 이야기의 기시감과 단선적인 줄거리는 극복해야 할 과제다. 핵 전쟁 이후 멸망한 미래의 지구에서 살아남은 소수의 사람들이 ..

트론 : 새로운 시작 (블루레이)

1980년대 중후반 KBS2 TV의 인기 코미디프로가 있었다. 바로 '쇼 비디오자키'다. 유명 DJ 김광한이 진행을 맡은 이 프로그램의 오프닝은 생전 처음보는 요란한 컴퓨터그래픽 화면이었다. 듣도보도못한 컴퓨터캐릭터가 빛으로 된 도형을 만들며 질주하는 인트로가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화면이 바로 디즈니가 1982년에 개봉했던 영화 '트론'이었다. 저작권이 없던 시절이고, 트론이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지라 자신있게 갖다 쓴 모양이다. 당시 트론이 가져다 준 충격은 대단했다. 사람이 컴퓨터 프로그램 속에 뛰어들어 프로그램과 싸움을 벌인다는 발상부터 획기적이었고, 선과 면으로 이루어진 컴퓨터 화면같은 매끈한 그림은 기존 영상을 송두리째 뒤엎는 이미지의 전복이었다. 하지만 흥행에는 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