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조지 시걸 2

로스트 코맨드

지금은 많이 사라졌지만, 1980년대 대학가 주변에는 사회과학서점이 꽤 많았다. 그들은 당시 금서로 묶여 있던 책들을 대학가에 공급하는 주요 통로였다. 지금 보면 별 것도 아닌 내용들을 당시 군사독재정권은 불온하다는 이유로 금서로 묶었다. 불온하다는 말은 정권 유지에 도움이 안된다는 소리였다. 그때 읽었던 책 중에 좀 어려웠던 책이 알제리 독립을 위해 몸바쳤던 프란츠 파농의 책들이었다. '대지의 저주받은 자들' '검은 피부 흰 가면들' '혁명의 사회학' 등 그가 쓴 책들을 비롯해서 '프란츠 파농 연구' 등 그에 대한 연구서들도 내용 이해가 쉽지 않았다. 그럴 수 밖에 없던 것이, 정신과 의사출신이었던 그는 정치적 독립에 정신분석학적인 인간성 회복을 접목한 탈식민화를 주장했기 때문에 어려울 수 밖에 없었다..

레마겐의 철교

제 2 차 세계대전때 다리를 둘러싼 전투를 다룬 대표적인 작품이 '멀고 먼 다리'와 '레마겐의 철교'(The Bridge at Remagen, 1969년)다. '멀고 먼 다리'가 마켓가든 작전 당시 아른헴 다리를 배경으로 했다면, '레마겐의 철교'는 라인강의 마지막 남은 다리였던 루덴도르프 철교를 다뤘다. 전쟁이 막바지로 치닫던 1945년 3월, 나치 독일은 연합군의 진격을 막고자 라인강에 걸린 다리를 대부분 끊었으나 유일하게 남은 다리가 하나 있었다. 바로 루덴도르프 철교다. 레마겐 다리로 알려진 이 다리는 칼 비너라는 독일 건축가가 만든 것으로, 제 1 차 세계대전 때 독일측 영웅으로 꼽히는 에리히 루덴도르프 장군을 기려서 그의 이름을 땄다. 에리히 루덴도르프는 1923년 뮌헨폭동때 히틀러 편을 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