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존 라세터 8

토이 스토리4(블루레이)

장난감들이 사람처럼 살아 움직이는 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 시리즈가 벌써 4편이 등장했다. 조시 쿨리 감독의 '토이 스토리 4'(Toy Story 4, 2019년)는 전작들과 많이 달라졌다. 이전 시리즈는 카우보이 보안관 우디와 우주 비행사 버즈를 중심으로 진행됐다면 이번 작품은 시대의 변화를 반영하듯 여성 캐릭터들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전작에서 그저 방 한 켠을 조용히 지키며 우디를 응원하던 도자기 인형 보 핍이 여전사가 돼서 전면에 나선다. 그는 연파란색 드레스를 과감히 벗어던지고 양치는 막대를 무기처럼 휘두르며 악당들과 싸운다. 어찌 보면 보 핍의 모험담이라고 할 만큼 그의 비중이 올라갔다. 보 핍은 이제야 자신의 정체성과 자아를 찾았다는 듯 종횡무진 누비고 다니며 우디를 돕는다. 심지어 악역을 맡..

벅스 라이프(블루레이)

지금은 디즈니와 합친 픽사 스튜디오는 컴퓨터 그래픽의 예술을 한 차원 끌어올렸다. 그 시작이 '토이 스토리'였다. 픽사를 만든 존 라세터 감독의 토이스토리는 컴퓨터 그래픽만으로 만든 애니메이션, 즉 컴퓨터 애니메이션이 얼마나 사람들에게 각광을 받을 수 있는 분야인지를 실증한 작품이다. 그리고 전작의 콤비인 존 라세터와 앤드류 스탠톤이 공동 감독한 '벅스 라이프'(A Bug's Life, 1998년)는 토이 스토리의 성공이 어쩌다 우연히 터진 것이 아니라는 점을 입증한 두 번째 작품이다. 벅스 라이프는 곤충들의 세계를 컴퓨터 애니메이션으로 재현했다. 못된 메뚜기떼에게 조공을 받치며 살아가던 개미들이 메뚜기들의 학정을 견디다 못해 외부에서 일종의 용병 같은 다른 곤충들의 힘을 빌려 자유를 찾는 내용이다. 이..

겨울왕국 (블루레이)

디즈니 스튜디오는 이전에도 '겨울왕국'(Frozen, 2013년)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들기 위해 여러 번 시도했다. 우선 창립자인 월트 디즈니가 1930년대 '백설공주' 성공 이후 또다른 성공작을 꿈꾸며 동화에 기초한 이야기를 찾았다. 이때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전성기를 이끈 9명의 애니메이터, 나인 올드맨 중 한 명이었던 마크 데이비스가 안데르센 동화집을 권했다. 여기서 월트 디즈니가 선택한 작품이 바로 '겨울왕국'의 원작인 안데르센의 동화 '눈의 여왕'이다. 그러나 월트 디즈니는 1939년 기획단계에서 작품 번호만 붙여놓고 정작 제작을 하지 못했다. 이후 까맣게 잊혀졌던 이 작품이 다시 기획된 것은 2000년대 들어서였다. 2002년과 2009년 두 번에 걸쳐 작품화가 시도됐으나 역시 여의치 않았다. 이..

겨울왕국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Frozen, 2013년)의 흥행 기세가 무섭다. 지난달 16일 국내 개봉한 이 작품은 21일 현재 934만명이 관람해, 국내 개봉한 역대 애니메이션 중 '쿵푸팬더2'(2011년)가 세운 506만명 기록을 일찌감치 갈아 치웠다. 애니메이션 뿐만 아니라 '아이언맨3'의 900만명 기록도 뛰어넘으며 역대 외국영화 순위에서도 '아바타'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이런 기세면 1,000만명을 뛰어넘을 지도 모르겠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성적이 괜찮아 2월16일까지 총 9억5,574만달러를 벌어들여, 역대 애니메이션 1위인 '토이스토리3'의 10억6,320만달러 기록을 바짝 뒤쫓고 있다. 덕분에 이 작품은 지금까지 디즈니 작품 가운데 최대 흥행작인 '라푼젤'(2억달러)를 가볍게 ..

영화 2014.02.22

토이스토리3 (블루레이)

책장 한켠에 국민학교때 읽던 계림문고가 아직도 꽂혀있다. 소중했던 어린 시절의 추억이 깃들어 있기에 그 가치는 책값을 뛰어 넘는다. 중학생 시절 가방에 넣어 갖고 다니던 삼중당문고, 아리랑사의 학생소설선집 등을 버리지 못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그렇기에 '토이스토리3'(Toy Story3, 2010년)에서 대학에 진학하는 앤디가 차마 장난감을 떼어놓지 못하는 심정을 알 것 같다. 리 언크리치 감독의 이 작품은 추억과의 이별을 다룬 애니메이션이다. 세월이 흘러 나이가 들 수록 좋든 싫든 이별하는게 늘어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별이란 생각만큼 쉽지 않은 법, 특히 좋았던 추억이라면 더욱 그렇다. 이 작품은 장난감이라는 소재를 통해 추억과 이별하면서 나이를 먹어가는 법을 그렸다. 정작 장난감들이 벌이는 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