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존 맥티어난 5

라스트 액션 히어로(4K)

존 맥티어난(John McTiernan) 감독의 '마지막 액션 히어로'(Last Action Hero, 1993년)는 후디니의 마술처럼 신비한 액션극이다. 영화 속 영화라는 액자소설식 구성을 갖추고 있는 이 작품은 영화를 좋아하는 주인공 소년이 극장에서 좋아하는 액션 영화 시리즈를 보던 중 영화 속 세계로 빨려 들어가게 된다. 소년은 그토록 동경해 마지않던 액션 영화 속 주인공 잭 슬레이터(아널드 슈워제네거 Arnold Schwarzenegger)와 함께 악당을 물리치다가 다시 영화 속 등장인물들과 함께 스크린 밖으로 튕겨져 나오게 된다. 이제는 현실이 영화가 된 것이다. 어찌 보면 언젠가 세상이 영화가 될 것이라는 철학자 질 들뢰즈의 말을 형상화한 듯한 작품이다. 이 영화의 묘미는 이렇게 영화와 현실이..

붉은 10월 (4K 블루레이)

1980년대 최고 이야기꾼을 꼽는다면 단연 '재칼의 날'을 쓴 프레드릭 포사이드다. 톰 클랜시는 포사이드의 뒤를 잇는 밀리터리 스릴러 작가로, 완성도 면에서는 포사이드에 미치지 못하지만 레인보우 식스로 대표되는 일련의 베스트셀러를 여러 편 내놓았다. 톰 클랜시를 세상에 알린 작품이 바로 1984년에 쓴 '붉은 10월호 추적작전'이다. 국내에도 금박출판사를 통해 처음 번역 출간됐던 이 책은 구 소련의 최신예 핵잠수함 붉은 10월호가 미국으로 망명하는 내용을 다뤘다. 워낙 감쪽같이 망명을 해야 했기에 미국과 소련의 해양 전력을 따돌리고 달아나는 과정을 아주 긴장감 넘치게 그렸다. 특히 밀리터리 마니아인 톰 클랜시의 해박한 군사지식이 총동원된 덕분에 실감나는 묘사로 당시 레이건 대통령도 극찬을 했다고 한다. ..

다이하드3 (블루레이)

'다이하드3'(Die Hard With A Vengeance, 1995년)는 이 시리즈 가운데 가장 실망스런 작품이다. 특히 훌륭한 작품인 1편을 만든 존 맥티어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는데도 불구하고 기대에 못미쳐 더 실망스럽다. 무엇보다 1편에서 보여준 밀실이나 다름없는 제한된 공간에서 총격전을 벌이며 긴장감을 극도로 끌어올린 장점이 사라졌다. 뉴욕이라는 탁 트인 공간을 배경으로 여러 명의 등장인물들이 공간을 옮겨가며 정신없이 펼치는 산만한 추격전은 긴장감을 떨어뜨린 것은 물론이고 액션의 강도도 높지 않았다. 내용은 폭탄테러범을 가장한 악당들이 뉴욕에서 준동하자 이를 막기 위해 출동한 존 맥클레인(브루스 윌리스)의 활약을 다뤘다. 재미있게도 악당 두목을 1편의 나카토미 빌딩을 점거한 한스 글로버의 동생..

프레데터 - 얼티밋 헌터 에디션 (블루레이)

존 맥티어난 감독의 '프레데터'(Predator, 1987년)는 독특한 괴물영화다. 1980년대 유행했던 보이지 않는 공포, 즉 미지의 존재인 외계인을 다룬 영화이면서 박력 넘치는 액션물이다. 이 영화는 보이지 않는 존재라는 점에서 존 카펜터 감독의 '괴물'을 닮았고, 무지막지한 인간 사냥꾼이라는 점에서 리들리 스콧 감독의 '에이리언'과 일맥상통한다. 오히려 한 술 더 떠 양자의 장점을 모두 지녔으니 긴장감과 공포심이 배가 될 수 밖에 없다. 마치 카멜레온처럼 자연의 보호색을 취하는 외계 괴물인 프레데터는 눈에 뜨이지 않으면서 무지막지한 파괴력으로 인간을 사냥한다. 그 바람에 정글은 트인 곳이지만 오히려 등장인물들을 옥죄는 폐쇄 공포증을 더하는 공간이 돼버렸다. 덕분에 영화는 시종일관 긴장감 넘치며 흥미..

다이하드 (SE)

존 맥티어난 감독이 1988년에 만든 액션 영화 '다이하드'는 주연 배우인 브루스 윌리스를 국내는 물론이고 전 세계적으로 유명하게 만든 작품이다. 크리스마스이브 파티가 열리는 고층 건물을 장악한 테러리스트들과 건물에 갇힌 형사가 홀로 대결을 펼치는 내용은 영화가 끝날 때까지 스크린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했다. 비결은 형사가 아닌 악당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풀어갔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냉정하게 보면 악당 두목인 한스가 이야기를 끌어간다. 그의 결정에 따라 사건은 시시각각 뒤바뀐다. 관객들까지 한스의 범죄 계획에 끌려다니며 형사가 이를 어떻게 뒤집을지 손에 땀을 쥐고 지켜봐야 했다. 탄탄한 구성, 긴박하게 흘러가는 이야기, 봉쇄된 건물이 가져오는 묘한 폐쇄 공포감이 어우러진 이 작품은 이후 시리즈로 거듭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