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존 쿠삭 7

2012(4K 블루레이)

예전에 미 우주항공국(NASA)은 최악의 SF 영화로 '2012'(2009년)를 꼽았다. 재난 영화 전문가인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이 만든 이 작품은 태양의 이상 활동으로 중성미자가 증가하면서 지구에 과도하게 쏟아진 중성미자가 지구의 핵을 끓어오르게 만들어 지각이 제멋대로 흔들리고 화산 폭발, 해일 등 각종 재난이 발생해 인류가 멸망하는 내용이다. 개봉 당시 영화를 본 사람들이 실제로 인터넷 등을 통해 걱정을 쏟아내자 NASA에서 영화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는 웹 사이트를 개설하기도 했다. NASA가 이 작품을 최악의 SF 영화로 꼽은 것도 같은 이유다. NASA는 태양의 중성미자가 전파 수신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지구의 핵을 녹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제작진은 블루레이 부록에서 자연재해를 경고하기 위해..

스탠 바이 미(4K 블루레이):포켓몬스터에 영감을 준 영화

어린 시절 읽었던 '삼총사' '보물섬' '톰 소여의 모험' '허클베리 핀의 모험' 같은 작품들은 어린 가슴을 설레게 했다. 알 수 없는 미지의 세계를 찾아 떠나는 두려움과 새로운 것들을 만날 수 있다는 기대와 흥분이 교차하면서 모험에 대한 꿈과 환상을 품게 했다. 어쩌다 여름방학 때 시골로 놀러 가면 온통 산과 들을 들쑤시며 다녔던 것도 그런 모험심의 발로가 아닐까 싶다. 그러면서 소년은 결코 책에서 읽은 모험담은 이야기일 뿐 현실과 거리가 있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조금씩 어른이 된다. 모험에 대한 환상이 깨지는 시점이 바로 현실에 눈을 뜨는 시기인 셈이다. 로브 라이너 감독의 '스탠 바이 미'(Stand By Me, 1986년)는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만드는 작품이다. 네 소년이 실제 시체를 보기..

아나스타샤 (블루레이)

러시아 황제 니콜라이 로마노프 일가의 죽음은 20세기 비극 중 하나다. 러시아의 마지막 황제였던 니콜라이는 1917년 볼세비키 혁명으로 권좌에서 쫓겨나 부인인 황후 알렉산드라와 알렉세이, 올가, 마리아, 타티아나, 아나스타샤 등 5명의 자녀와 함께 시베리아의 예카테린부르그에 갇혀 있다가 1918년 처형됐다. 혁명군은 황제 일가를 총살한 뒤 시체를 불에 태웠다. 이후 1991년 예카테린부르그에서 유해가 발굴될 때까지 어디에서도 황제 일가의 흔적이 발견되지 않아 죽음 자체를 둘러싼 숱한 소문들이 무성했다. 아나스타샤 미스테리, 황녀는 살아 남았나 그 중의 압권이 바로 아나스타샤의 생존을 둘러싼 미스테리다. 1920년 2월, 베를린 란트베어 운하에서 10대 소녀가 자살을 시도하다 구조된다. 그의 이름은 안나 ..

씬 레드 라인 (블루레이)

호주에서 북서쪽에 위치한 솔로몬 군도는 1,000여개의 크고 작은 섬으로 이뤄졌다. 이 중에서 큰 편에 속하는 섬이 6개 있는데, 과달카날도 그 중 하나다. 과달카날은 길이 140km, 폭 48km 정도의 섬으로, 제주도의 3.5배 크기다. 스페인의 페루 총독이 서쪽으로 가면 황금도시가 있다는 소문을 쫓아 조카인 알바르도 데 멘다나를 보내 발견한 섬인데, 멘다나는 스페인 안달루시아의 고향 지명을 따서 섬 이름을 명명했다고 한다. 이름도 생소한 이 곳이 제 2 차 세계대전때 태평양 전투의 승패를 가른 분수령이 됐다. 태평양 전역에서 보면 작은 섬이지만 이 섬을 장악하면 호주는 물론이고 솔로몬 해역과 멀리 필리핀 제공권까지 넘볼 수 있게 돼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다. 이를 알아본 일본군은 1942년 7월, 재..

2012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의 '2012'는 재난 종합 세트같은 영화다. 고대 마야인들이 예언한 현상이 2012년에 나타나면서 지구에 지진, 쓰나미, 화산 폭발까지 온갖 재앙이 모두 겹친다. 개별 작품에서 다뤄도 벅찬 재난들을 한 작품에 몰아 놓았으니 볼거리가 요란하다. 땅이 갈라지고 불길이 치솟고, 해일이 덮치는 것도 모자라 히말라야가 물바다로 변한다. 얼마나 요란하던지 2시간 30분의 상영시간이 눈깜짝할 사이에 지나간다. 그만큼 볼거리는 풍부하다. 컴퓨터 그래픽으로 감쪽같이 꾸민 재난은 실로 장관을 이룬다. 엄청난 규모의 재난 장면을 보면 돈의 싸움인 재난 영화만큼은 할리우드를 따라가기 힘들다는 사실을 절감하게 된다. '해운대'가 드라마에 승부를 건 것도, 볼거리가 기대에 못미쳤던 것도 결국 돈의 싸움에서 ..

영화 2009.1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