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존 휴스턴 2

승리의 탈출

지금도 그런 지 모르겠지만, 예전에는 중고등학교때 시험이 끝나면 학교에서 단체로 영화를 보러 갔다. 그렇게 중학교때 단체관람한 영화 중 하나가 존 휴스턴 감독의 '승리의 탈출'(Escape to Victory, 1981년)이다. 이 영화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에 포로로 잡힌 연합군이 독일군과 축구 시합을 벌이는 내용이다. 당시 '록키'로 유명했던 실베스터 스탤론과 영원한 축구 영웅 펠레가 나오는 것만으로도 꽤 인기가 좋았던 영화다. 연합군 포로들은 독일군과의 축구 시합을 집단 탈출의 기회로 삼으려 하지만, 정작 선수들은 끝까지 승부를 겨루려는 스포츠 정신을 지킨다. 결말이 급작스러운 해피 엔딩으로 치달으며 엉성하게 마무리 되지만 축구 시합은 꽤 긴박하게 잘 그렸다. 그리고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영화..

차이나타운

로만 폴란스키(Roman Polanski) 감독의 '차이나타운'(Chinatown, 1974년)은 한 편의 하드보일드 추리소설을 읽는 느낌이다. 더쉴 해미트와 챈들러를 뒤섞어 놓은 듯한 질감의 이야기, 필립 마로를 연상케 하는 주인공 등은 영락없는 하드보일드다. 사건은 남편의 외도를 의심한 어느 여인의 의뢰에서 시작된다. 사립탐정 제이크(잭 니콜슨 Jack Nicholson)는 사내의 뒤를 캐다가 뜻밖의 살인사건에 말려든다. 사건은 거기서 그치지 않고 그 뒤에 도사린 제2, 제3의 복선이 드러난다. 잭 니콜슨의 비정한 탐정 연기가 돋보였고 잘 짜인 이야기 덕분에 아카데미 영화상 시상식에서 각본상을 받았다. 요즘 할리우드 작품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등장인물의 성격과 심리묘사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