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지나 데이비스 3

컷스로트 아일랜드 (블루레이)

레니 할린의 대작 영화 '컷스로트 아일랜드'(Cutthroat Island, 1995년)는 출발부터 재앙이었다. 각본이 제때 못나와 촬영 중 옆에서 각본을 썼으며, 촬영 직전 남자 주인공을 맡은 마이클 더글라스가 그만둬 새로 배우를 구해야 했다. 뿐만 아니라 촬영 감독 올리버 우드는 발목을 다쳐 촬영 1주만에 피터 레비로 교체됐다. 할린 감독이 촬영 보조를 교체하자 그를 따라 12명의 촬영 스탭이 줄줄이 그만뒀다. 하지만 그만 둘 수는 없었다. 이 작품에 제작사인 캐롤코의 생명이 걸려 있었기 때문이다. '람보' '터미네이터2' '클리프행어' '원초적 본능' 등 히트작품을 줄줄이 만든 캐롤코는 1993년 큰 돈을 들인 '슈퍼마리오'가 망하면서 파산 일보 직전으로 몰렸다. 캐롤코는 이 작품에 모든 것을 걸고..

플라이 (SE)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감독의 '플라이'(The Fly, 1986년)는 '투명인간'같은 공상과학(SF) 영화면서 더 할 수 없이 끔찍한 공포영화이자 가슴 아픈 사랑영화다. 이 작품은 플레이보이지에 게재된 조지 란젤란의 단편소설을 영화로 만든 1958년 작품을 리메이크했지만, 오히려 원작 영화를 능가하는 수작으로 거듭났다. 내용은 공간이동 기계를 발명한 과학자가 직접 생체 실험을 하다가 그만 전송기에 끼어든 파리와 합성되면서 점점 기괴한 괴물로 변해가는 이야기다. 크로넨버그 감독은 여기에 과학자와 여기자의 엇갈린 사랑을 곁들여 끔찍하면서도 슬픈 내용으로 풀어냈다. 이 작품이 뛰어난 것은 지금봐도 끔찍한 분장과 기괴한 스토리, 그 속에 곁들여진 질병과 죽음에 대한 절묘한 은유다. 특히 과학자가 괴물로 변해가는 ..

델마와 루이스

'델마와 루이스'(Thelma & Louise, 1991년)는 '맨 온 파이어'를 만든 토니 스코트 감독의 형 리들리 스코트(Ridley Scott) 감독의 작품이다. 형만한 아우 없다는 말처럼 두 형제 가운데 형의 작품이 좀 더 나은 편이다. 이 작품을 비롯해 그가 만든 '에이리언' '블레이드 러너' 등 영화사에 남을 만한 걸작으로 꼽히며 '글래디에이터' '블랙 호크 다운' 등은 빅 히트를 기록해 성가를 높였다. 이 작품은 야생마 같은 두 여주인공의 일탈을 그리면서 페미니즘을 표방한 것은 아니지만 본의 아니게 여성영화로 분류된다. 이전까지 영화 속 여성들의 나약한 이미지와 달리 여주인공들이 자유를 갈망하는 강한 모습을 보여 많은 사람들의 호응을 얻었다. 덕분에 숱한 아류작들을 나았으며 프랑스의 대표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