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지나 말론 2

인히어런트 바이스(블루레이)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영화는 대부분 난해하다는 평을 받는다. '펀치 드렁크 러브' '부기 나이트' '매그놀리아' '데어 윌 비 블러드' 등 그가 만든 일련의 작품들을 보면 인물의 내면에 천착한다. 그 사람이 왜 저런 행동을 했으며 왜 저렇게 변했을까라는 드러나지 않는 면을 강조하다보니 이야기가 어려울 수 있다. 그래서 범상치 않은 사람들의 특별한 소재로 이야기를 만들어 관심을 끌지만 대부분 흥행에서 기대만큼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한다. '인히어런트 바이스'(Inherent Vice, 2014년)도 마찬가지. 이 작품은 미국에서 극장 개봉했지만 흥행에 실패하는 바람에 국내에서는 아예 극장 상영을 해보지도 못하고 바로 부가판권 시장인 인터넷TV로 직행했다. 내용은 1970년대를 배경으로 한 미국 사립탐정 ..

라이프 애즈 어 하우스

어윈 윙클러 감독의 '라이프 애즈 어 하우스'(Life As A House', 2001년)는 시한부 인생을 사는 아버지가 아들과 부자관계를 회복해 가는 과정을 그렸다. 특이하게도 그 과정을 새로 집을 짓는 것으료 묘사했다. 오래되고 낡은 집을 부수고 아들과 함께 집을 짓는 모습은 그동안 쌓이고 묵혔던 서로의 오해와 편견, 잘못된 과거를 허물고 새로운 관계를 설정하는 과정이다. 여기에 이혼한 전처, 이웃집 사람들, 아들의 여자친구 등이 가세하며 다양한 에피소드를 만들어 낸다. 설정에서 알 수 있듯, 진부하고 뻔한 스토리이지만 나름 미국식 사고방식을 엿볼 수 있는 독특한 인간관계가 끼어들면서 이야기가 윤택해졌다. 예를 들어, 성적 호기심이 왕성한 소녀가 남자친구의 아버지와 키스를 나누는 거침없는 행보나 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