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진중권 2

라쇼몽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유명한 걸작 '라쇼몽'(1950년)은 처음부터 패를 드러내 놓고 시작한다. 폐허가 된 거대한 문(羅生門) 아래에서 요란하게 쏟아지는 비를 피하던 나무꾼이 내뱉는 "도대체 이해할 수 없다"는 한마디가 이 영화의 모든 것이다. 숲 속에서 발견된 사무라이의 시체. 시체를 발견한 나무꾼, 사무라이의 아내, 사무라이를 죽인 것으로 추정되는 도둑, 여기에 무당의 입을 빌려 찾아온 사무라이의 영혼까지 네 사람은 같은 사건을 제각기 다르게 설명한다. 문제는 각기 다른 주장이 모두 그럴 법하다는 것. 결국 요란한 말속에 가려진 진실을 찾는 것은 관객의 몫이 된다. 하지만 네 사람의 주장 모두에 참과 거짓이 섞여 있다 보니 진실을 찾기란 결코 간단치 않다. 과연 무엇이 진실일까. 이 점 때문에 진중..

'디 워'를 향한 진중권의 독설

난 진중권의 글을 좋아한다. 우선 그의 글은 논리에 모순이 없고 표현이 직설적이다. 즉, 논리정연하며 시원시원해서 읽는 재미가 있다. 한 회에 연거퍼 터지는 홈런처럼 보는 재미가 있다. 그런데 문제는 표현이다. 독설이 폭죽처럼 난무하는 그의 글은 거침이 없어 시원하면서도 마치 내가 바늘에 찔리는 것처럼 아프다. 글의 내용과 아무 상관없는 내가 그 정도이니 논쟁의 반대편에 선 사람들에게는 비수가 아닐까 싶다. 절정은 내일자(28일 화요일) 한국일보에 실리는 '진중권의 상상'(http://news.hankooki.com/lpage/culture/200708/h2007082718052486330.htm)이라는 칼럼이다. 연 4주에 걸쳐 내리 심형래 감독의 '디 워'와 이를 옹호하는 네티즌을 글로서 두들겨댄 진..

메모장 2007.0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