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체 게바라 4

모터싸이클 다이어리(블루레이)

프랑스의 지성 장 폴 사르트르는 체 게바라를 가리켜 "우리 시대의 완전한 인간"이라고 평했다. 게바라는 안락한 의사의 삶을 버리고 험난한 사회주의 혁명의 길로 들어서 쿠바 혁명의 영웅이 됐다. 그렇지만 영웅으로 추앙받는 그의 삶과 죽음은 어느날 갑자기 이뤄진게 아니다. 고뇌와 번민으로 가득찬 그의 젊은 시절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의대생이었던 체 게바라는 23세때인 1951년에 친구 알베르토 그라나도와 함께 '포데로사'라고 이름을 붙인 모터사이클을 타고 8개월 동안 남미 대륙을 여행했다. 그는 이 기간에 남미 민중들의 삶을 돌아보고 현실에 눈뜨게 된다. 이때의 경험이 그를 사회주의 혁명가의 길로 들어서게 만들었다. 그런 점에서 이 여행은 그에게 삶의 분기점이었다. 체 게바라는 여행 경험을 국내에도..

토파즈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은 '마니'(http://wolfpack.tistory.com/entry/마니)와 '찢겨진 커튼'(http://wolfpack.tistory.com/entry/찢겨진-커튼)이 잇따라 실패하자 초조했다. 그동안 수십 편의 영화를 만들어 돈도 많이 벌고 명성도 쌓았지만 여전히 인기와 명예에 목이 말랐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007 시리즈 같은 스파이 스릴러를 기획했다. 바로 '토파즈'(Topaz, 1969년)다. 레온 유리스가 쓴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1962년 10월 실제로 일어났던 쿠바 미사일 사태를 둘러싼 첩보전을 그리고 있다. 소재만 실제 사건이 아니라 내용도 상당 부분 실화다. 작가 레온 유리스는 실제 프랑스 정보원이었던 필립 드 보졸리를 바탕으로 원작 소설을 써..

한국의 체 게바라, 이현상 - '이현상 평전'

고교 시절인 1980년대 초반만 해도 우리 나라에서 쿠바의 혁명 영웅 체 게바라를 모르는 사람이 꽤 많았다. 오랜 세월 철저한 반공 교육과 숱한 서적들이 금서로 묶인 탓이었다. 괜시리 수업 시간에 체 게바라와 보 구엔 지압을 아는 척 했다가 깜짝 놀라며 호들갑을 떤 선생 덕에 한동안 시달렸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국내에서도 체 게바라는 티셔츠에 얼굴이 새겨질 정도로 패션 스타가 됐다. 바야흐로 혁명도 상품이 된 것이다. 패션 상품 뿐 아니라 책과 영화 덕분에 체 게바라는 이제 대중적 인물이 됐다. 하지만 의외로 한국판 체 게바라를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만석꾼의 아들로 태어나 항일 독립운동으로 청춘을 보낸 뒤 6.25를 거치며 지리산에서 빨치산으로 숨져간 이현상은 체 게바라 못지 않은 혁명가였다. ..

2010.03.21

식코

이명박 대통령의 공약 가운데 하나가 국민건강보험의 당연지정제 폐지다. 당연지정제란 국내 모든 의료 기관은 무조건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보험 계약을 맺고 의료 보험을 제공하는 제도다. 그러나 당연지정제가 폐지되면 병원이 건강보험 적용 여부를 선택할 수 있다. 병원에 혜택을 많이 주는 민간의료보험기관과 계약할 수도 있고, 아예 의료보험을 적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건강보험이 있어도 갈 수 있는 병원과 보험 적용 항목이 제한되며 진료비도 오르게 된다. 한마디로, 그동안 지켜온 국가의료보험체계가 송두리째 흔들리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의료보험 민영화 논란이 제기되며 한동안 시끄럽더니, 최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한국식 건강보험 체계를 미국에 도입하기로 하면서 이 같은 논란은 쑥 들어갔다. 특히 당연지정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