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추격자 3

추격자 (블루레이)

희대의 살인마 유영철 사건은 지금 되짚어봐도 참으로 끔찍하다. 그는 2003년 9월부터 2004년 7월까지 무려 21명을 살해했다. 그것도 경찰이 발견한 사체만 그렇다. 유영철은 5명을 더 죽였다고 주장했는데 사체를 발견하지 못했다. 뚜렷한 이유도 없다. 처음에는 자신을 외톨이로 만든 사회에 복수하듯 부유층을 겨냥했으나 나중에는 출장안마사 등 여성들을 집중 살해했다. 나홍진 감독의 영화 '추격자'는 떠올리기조차 끔찍한 유영철 사건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 전직 경찰관이 잇따라 사라진 윤락 여성들을 찾아 헤매던 중 단서를 발견하고 연쇄 살인범을 추적하는 내용이다. 영화는 긴장감 넘치는 구성과 추격 장면으로 스릴러의 재미를 극도로 끌어 올렸다. 다소 잔인하고 끔찍한 장면이 있긴 하지만 감독의 연출력이 뛰어났고..

황해

나홍진 감독의 '황해'는 길고도 비릿하다. 우선 상영 시간이 2시간 36분에 이를 만큼 길다. 다양한 등장인물이 나와서 복잡하게 얽힌 인간사를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중국 연변에서 거액의 빚을 지고 힘들게 살아가는 구남(하정우)과 살인도 마다않고 개백정처럼 험한 일을 하며 살아가는 면정학(김윤석), 욕심에 눈이 멀어 살인을 사주한 태원(조성하) 등 주요 배역들은 뫼비우스의 띠처럼 서로의 꼬리를 물고 들어간다. 일면 복잡해 보이기도 하지만 정교하게 맞물린 이야기는 감독의 공들인 흔적이 보인다. 단, 실타래처럼 얽힌 이야기의 맥을 놓치지 않으려면 긴 상영 시긴 내내 절대 졸면 안된다. 앞 부분 구남의 사연이 사족처럼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상영 시간이 지루하지는 않다. 세 사람이 서로의 목줄을 노리며 벌이는 숨가..

영화 2010.12.27

추격자

KBS TV 뉴스에서 나홍진 감독의 '추격자'를 소개하며 '살인의 추억'에 비견될 만한 뛰어난 작품이라고 소개하길래 기대가 컸다. 그러나 결코 '살인의 추억'과 비교할 만큼 걸작은 아니다. 잘 만든 스릴러이지만 완급 조절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영화는 유영철 사건처럼 연쇄살인을 벌이는 미치광이 살인범을 뒤쫓는 사내의 이야기다. 이 과정에서 경찰의 무능과 답답함을 꼬집으며 경찰보다 한 사내의 집요함이 오히려 승리를 거두는 구조를 통해 사회 구조의 문제점을 꼬집고 있다. 영화는 시종일관 긴장감 넘치는 화면과 구성을 통해 잠시도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휘몰아친다. 마치 숨통을 조여오듯 바짝 긴장시키는 영화를 보고 나면 그제사 한숨이 터지며 온 몸이 펴진다. 그만큼 긴장감은 대단하지만 관객에게 생각할 여유를 주지..

영화 2008.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