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치타 3

위대한 여정 (블루레이)

다큐멘터리를 보면 영상이 주는 놀라움도 크지만, 그 뒤에 보이지 않는 제작진의 노고가 더 경이롭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이 만든 '위대한 여정'(Great Migration, 2010년)도 마찬가지. 제작진은 3년 동안 100억원의 비용을 들여 전세계 야생 동물들의 이동과정을 생생하게 포착했다. 왜 수 많은 동물들이 무리를 지어 그 먼 거리를 이동하는 지에 대한 궁금증이 이 작품의 출발점이다. 실제로 많은 동물들이 생존을 위해 물을 찾아, 또는 더 나은 번식지를 찾아 이동하는 과정이 보기 드문 영상과 함께 수록됐다. 이런 모습들을 담기 위해 제작진은 바다 속 상어 가까이 접근하거나 사막의 모래 폭풍에 갇히는 등 목숨을 걸고 인고의 시간을 보낸 끝에 자연이 주는 생생한 드라마를 담아낼 수 있었다. 그만큼 공들인..

타잔 SE (블루레이)

올해로 타잔이 100세가 됐다. 원작자인 에드가 라이스 버로스가 1912년 올스토리 잡지에 연재했던 글을 묶어서 책으로 펴낸 것이 1914년이다. 잡지에 실린 연도로 따지면 102세이지만 출판 연도로 따지면 100세가 된 셈이다. 그럼에도 기억 속의 타잔은 슈퍼맨처럼 영원한 청년이다. 국민학교를 다니던 1970년대 흑백TV 시절, 타잔은 600만불 사나이 못지 않은 TV 속 영웅이었다. 막판 기이한 함성으로 코끼리떼를 불러 모아 악당들을 무찌르는 줄거리는 언제나 똑같지만, 근육질 몸을 뽐내며 정글을 나는 듯 이동하는 타잔의 모습을 보는 것 만으로 좋았다. 타잔이 영화로 제작된 것만 47회이고, TV시리즈도 숱하게 만들어져서 수 많은 타잔이 등장했다. 올림픽 수영 금메달리스트라는 사실보다 타잔으로 기억되는..

아프리칸 캣츠 (블루레이)

자연의 세계를 아름답게 담은 다큐멘터리를 보면 매번 경탄하게 된다. 아름다운 영상도 영상이지만, 그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견뎠을 인고의 시간과 집념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영상 예술가들의 장인정신이다. 디즈니네이처에서 만든 '아프리칸 캣츠'(African Cats, 2011년)도 그런 작품이다. 아프리카 초원을 주름잡는 사자와 치타 일가를 따라 다니며 촬영한 이 작품은, 한땀 한땀 정성들여 만든 수예가의 수공예품처럼 제작진의 열과 성의가 보석처럼 빛나는 아름다운 영상들로 가득하다. 특히 우리가 아프리카를 찾아간들 쉽게 볼 수 있는 장면들이 아니어서 더더욱 가치가 빛난다. 이 작품의 특징은 무턱대고 초원을 누비며 보이는 동식물을 찍은게 아니라, 영화처럼 특정 사자와 치타를 주인공으로 정해 그들의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