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우삼 감독의 '종횡사해'(縱橫四海, 1991년)는 유쾌한 도둑영화 중 하나다. '오션스 일레븐' '이탈리안잡'처럼 낭만적인 도둑들이 기발한 방법으로 물품을 훔친 뒤 이를 노린 악당들과 싸우는 이야기다. 유쾌한 도둑들 이야기의 특징은 중심에 돈이 있지 않다는 것이다. 복수가 됐든 사랑이 됐든 다른 이유로 물건을 훔치고 부수적으로 돈이 따라 붙는다.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도덕적으로 문제가 되는 남의 물건을 훔치는 행위에 대해 면죄부와 정당성을 부여하고 아울러 재미를 추구한다. 이 작품 역시 이런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여자가 낀 3인조 일당이 세계적인 명화를 훔치는 과정에서 음모에 휘말리고 급기야 동료를 잃는 비극을 겪는다. 하지만 이들은 여기 굴하지 않고 다시 뭉쳐 명화도 되찾고 악당을 응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