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케네스 브래너 4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4K 블루레이)

개인적으로 영화 '해리 포터' 시리즈는 의외의 선물이었다. 조앤 롤링의 원작 소설이 별 감흥이 없어서 영화를 전혀 기대하지 않았다. 그런데 영화는 소설과 달리 의외로 아주 재미있었다. 글만 읽어서는 원작자의 상상력을 쫓아가기 버거웠는데 영화는 이를 눈으로 확인시켜 줬기 때문에 재미가 배가 된 듯 하다. 크리스 콜럼버스 감독의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Harry Potter and the Chamber of Secrets, 2002년)은 다분히 키치적인 상상력으로 가득하다. 마법학교, 하늘을 나는 빗자루, 괴물 등 유럽의 어린이라면 다들 한번 쯤 그려봤을 만한 공상의 세계다. 이를 우리 관객들도 쉽게 받아들이는 것은 글로벌 시대의 영향이 아닐까 싶다. 2편은 1편보다 더욱 사악한 음모가 도사리고 있다. 호..

신데렐라 (블루레이)

케네스 브래너 감독이 만든 '신데렐라'(Cinderella, 2015년)는 '말레피센트' '잠자는 숲 속의 공주' '미녀와 야수' '정글북'과 함께 디즈니가 애니메이션으로 성공했던 작품들을 실사로 다시 만드는 작업의 일환으로 제작됐다. 내용은 그림 형제의 동화를 읽지 않았더라도 워낙 애니메이션으로 유명해 널리 알려져 있다. 계모의 구박을 받던 신데렐라가 요정의 도움으로 하룻밤 공주처럼 변신해 왕자의 무도회에 참가한 뒤 왕자의 아내가 되는 이야기다. 왕자는 무도회장에 흘린 유리구두의 임자를 찾아 사라져 버린 신데렐라를 다시 만나게 된다. 졸지에 하룻밤에 무도회가 사람 팔자를 바꿔 놓는 이야기 덕분에 벼락출세를 한 사람에게 곧잘 신데렐라라는 호칭이 따라붙는다. 이 작품은 철저하게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재현에 ..

토르 : 천둥의 신 (블루레이)

돌연변이, 외계 생명체, 로봇 등에 이어 드디어 신까지 슈퍼 히어로로 등장했다. 마블코믹스의 원작 만화를 토대로 한 '토르 : 천둥의 신'(Thor, 2011년)의 주인공은 북구 신화에 등장하는 천둥과 번개의 신 토르다. 신 중에서도 가장 힘이 센 존재인 만큼 휘두르는 파워도 무시무시하다. 그런 존재가 어쩌다가 지구에서 악당들을 상대하게 됐을까. 바로 그 까닭이 영화의 주된 내용이다. 신들의 세계에도 인간사 못지않게 얽히고 설킨 원한과 권력욕이 부딪쳐 지구로 불똥을 튀겼고, 급기야 지상에서 무지막지한 힘의 대결이 펼쳐진다. 당연히 볼거리는 컴퓨터그래픽으로 그럴듯하게 포장된 요란벅적지근한 영상이다. 만화보다 섬세하고 화려한 영상은 웅장한 음향과 함께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 단순히 볼거리만 있는게 아니다...

작전명 발키리 (블루레이)

폰 슈타우펜베르그 대령이 1944년 7월20일에 시도한 히틀러 암살 미수 사건은 독일군 내에서 일어난 레지스탕스 운동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비록 실패하기는 했지만 그들은 역사에 큰 영향을 미쳤다. 히틀러는 롬멜 장군 등 음모에 가담한 장군들을 죽음으로 내몰았고, 독일군은 보복이 두려워 히틀러 앞에서 바른 소리를 하지 못했다. 결국 그런 분위기가 독일의 패망에 일조를 한 셈이다. 무의미한 역사적 가정이지만, 만약 슈타우펜베르그의 암살 시도가 성공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전후 독일은 분단되지 않았을 수도 있고, 전쟁이 더 빨리 끝났을 수도 있다. '유주얼 서스펙트' '엑스맨'을 만든 브라이언 싱어 감독은 역사적인 7.20 사건을 '작전명 발키리'(Valkyrie, 2008년)라는 영화로 만들었다. 비교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