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케리 그랜트 3

다이얼 M을 돌려라 (블루레이)

서스펜스극의 거장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은 1950년대 초반 한창 불던 입체영화 바람을 타고 입체영화를 한 편 기획한다. 그 작품이 바로 '다이얼 M을 돌려라'(Dial M for Murder, 1954년)이다. 그러면서도 히치콕 감독은 입체영화 붐이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고 봤는데, 아니나 다를까 이 영화를 찍는 도중 입체영화 열기가 사그러들었다. 그래서 특수 카메라를 동원해 입체영화로 찍었지만 개봉은 주요 도시 몇 군데서만 입체영화로 하고 나머지들은 일반영화로 했다. 그만큼 이 작품은 2D와 3D를 모두 볼 수 있는 독특한 작품이다. 영화의 기본 틀은 추리극이다. 아내의 유산을 노린 남편의 교묘한 살인극이 뜻하지 않은 일과 형사의 집요한 추리로 가면을 벗는 내용. 한 편의 잘 꾸민 추리극이긴 하지만 제..

로프

영국 희곡작가 패트릭 해밀턴의 원작을 각색한 '로프'(Rope, 1948년)는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이 공동설립한 영화사 트랜스애틀란틱의 첫 작품이자, 히치콕의 첫 번째 컬러영화다. 히치콕은 해밀턴의 희곡에 유명한 실화인 레오폴드와 로엡 사건을 섞었다. 1924년 미국 시카고대 학생이며 동생애 연인이었던 네이던 레오폴드와 리차드 로엡은 니체의 초인론에 빠져 우수한 두뇌를 입증하려고 이유없이 친구를 살해했다. 결국 꼬리가 밟혀 둘은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히치콕은 이야기 뿐 아니라 구성도 연극을 그대로 따랐다. 즉, 영화는 마치 연극처럼 컷 없이 처음부터 한 씬으로 쭉 이어진다. 엄밀히 말하면 배우의 등을 크게 클로즈업으로 잡는 식의 트릭을 써서 컷을 넘겼지만 영화 속에서는 어찌나 자연스럽던 지 눈여겨 보지 ..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 (블루레이)

알프레드 히치콕의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North by Northwest, 1959년)는 심각하지 않고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대중적인 스릴러다. 그러면서도 이 작품이 히치콕의 필모그라피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작으로 꼽히는 이유는 히치콕 특유의 복선과 긴장의 끈을 놓치 않게 만드는 연출의 힘이 기발한 영상으로 표출됐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히치콕 작품 특유의 누명을 쓴 사람에 대한 이야기다. 엉뚱하게 정부 공작원으로 오인받아 악당들에게 쫓기는 주인공이 되려 영웅이 돼서 악당들을 처리하는 내용이다. 이 작품 이전까지 로맨스물 위주였던 케리 그랜트는 말쑥한 신사의 이미지를 벗고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또 히치콕은 이 작품을 통해 대중적인 흥행 성공은 물론이고 비행기 추격전, 러시모어 산의 결투 등 영화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