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케빈 레이놀즈 3

워터월드(4K 블루레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테마파크인 유니버셜 스튜디오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이 워터월드 세트였다. 워터월드의 해상 마을 같은 세트를 만들어 놓고 악당으로 분장한 사람들이 영화처럼 제트스키를 타고 각종 묘기를 부리는 코너다. 더러 객석으로 물을 뿜어대며 재현하는 액션이 제법 볼 만 하다. 하지만 테마파크와 달리 케빈 레이놀즈가 감독한 영화 '워터월드'(Waterworld, 1995년)는 재앙이었다. 케빈 코스트너의 개인 돈 22만 달러도 들어간 이 영화는 1억7,500만 달러의 제작비가 들었다. 전세계 홍보와 광고 등 마케팅비까지 포함하면 제작비가 얼추 3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미국내 상영으로 벌어들인 돈은 겨우 8,800만 달러다. 해외 상영 수익이 1억7,600만 달러여서 제작비는..

로빈 훗(블루레이)

영국의 전설적인 의적 로빈 후드가 실존 인물인지 아닌지는 명확한 사료가 없다. 다만 전설처럼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를 통해 실제로 존재했을 가능성이 거론됐고, 얼 허팅든 백작 등이 해당 인물로 거론되기도 했다. 중요한 것은 로빈 후드의 실존 여부보다 홍길동처럼 민중의 편에 선 영웅의 필요성이었다. 오랜 세월 왕과 귀족에 억눌려 살아온 영국의 민중들은 그들을 대신해 귀족이나 영주를 혼내주는 존재가 필요했다. 그런 점에서 영웅의 이야기는 각종 전설과 민담을 통해 과장되기 마련이다. 로빈 후드 역시 '로빈 후드의 모험' '아이반호' 등 다양한 작품 속에 등장하며 숱한 이야기로 변주됐다. 영화도 마찬가지. 더글라스 페어뱅크스 주연의 무성 영화를 비롯해 숀 코너리가 로빈 후드를 연기한 '로빈과 마리안', 러셀 크로..

햇필드와 맥코이 (블루레이)

우리에게는 생소하지만 미국에서 햇필드와 맥코이 사건은 널리 알려져 있다. 남북전쟁 및 벌목 관련 이권을 둘러싸고 반목한 두 집안이 1880년부터 1920년까지 몇 십년에 걸쳐 싸운 이야기로, 어찌나 싸움이 심했던 지 두 집 안은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은 물론이고 영어사전에도 올라 있다. 이를 케빈 코스트너가 제작, 주연을 맡고 케빈 레이놀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3부작 TV 미니시리즈로 만든 작품이 '햇필드 앤 맥코이'(Hatfields & McCoys, 2012년)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히스토리채널에서 지난해 방영해 2012년 케이블 프로그램 중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닐슨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3부작은 1,430만 가구가 시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만큼 실제 사건은 드라마틱한 요소가 많이 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