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케빈 클라인 3

라이프 애즈 어 하우스

어윈 윙클러 감독의 '라이프 애즈 어 하우스'(Life As A House', 2001년)는 시한부 인생을 사는 아버지가 아들과 부자관계를 회복해 가는 과정을 그렸다. 특이하게도 그 과정을 새로 집을 짓는 것으료 묘사했다. 오래되고 낡은 집을 부수고 아들과 함께 집을 짓는 모습은 그동안 쌓이고 묵혔던 서로의 오해와 편견, 잘못된 과거를 허물고 새로운 관계를 설정하는 과정이다. 여기에 이혼한 전처, 이웃집 사람들, 아들의 여자친구 등이 가세하며 다양한 에피소드를 만들어 낸다. 설정에서 알 수 있듯, 진부하고 뻔한 스토리이지만 나름 미국식 사고방식을 엿볼 수 있는 독특한 인간관계가 끼어들면서 이야기가 윤택해졌다. 예를 들어, 성적 호기심이 왕성한 소녀가 남자친구의 아버지와 키스를 나누는 거침없는 행보나 딸의..

프레리 홈 컴패니언

할리우드 영화계에서 이단아로 꼽히던 로버트 알트만 감독은 그만의 연출 스타일이 있다. 여러 배우들이 우루루 몰려나와 연기의 합을 이루며, 다양한 에피소드를 구성하는 식이다. 앙상블영화로 불리던 알트만 스타일을 고집했던 이유는 "한 장소에 인간들을 몰아넣고 기다리면 저절이 상황이 벌어진다"고 믿었기 때문. 이 같은 그의 스타일을 확연하게 볼 수 있는 영화가 유작인 '프레리 홈 컴패니언'(A Prairie Home Companion, 2006년)이다. 심장 이식수술을 받고 81세라는 고령에 이 작품을 만든 알트만은 그해 11월 암 합병증으로 사망했다. 이 영화는 실제 진행 중인 라디오 생방송을 소재로 삼았다. 극중 진행자로 나오는 게리슨 케일러가 1974년 테네시주 내쉬빌에서 시작한 동명의 라디오쇼는 40년..

완다라는 이름의 물고기 (블루레이)

찰스 크릭톤 감독의 제목도 희한한 '완다라는 이름의 물고기'(A Fish Called Wanda, 1988년)는 독특한 상황이 웃음을 빚어내는 코미디물이다. 완다라는 여성과 말더듬이, 성질급한 총잡이 등으로 구성된 악당들이 훔친 보석을 차지하기 위해 서로를 솎이는 내용이다. 다소 황당하고 어이없는 설정이지만 추리극처럼 정교하게 맞물린 플롯 덕에 유쾌한 웃음을 쏟아낼 수 있는 점이 이 작품의 매력이다. 그만큼 시나리오가 탄탄했고 제이미 리 커티스를 제외한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다. 제이미 리 커티스가 연기한 완다라는 배역은 사람들을 홀딱 넘어가게 하는 미녀이지만, 솔직히 제이미 리 커티스가 그 정도의 미녀인지는 의문이다. 어쩌면 그것도 웃음을 유발하는 요소일 수도 있겠다. 처음에는 가벼운 소품 정도로 취급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