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크리스토프 왈츠 4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4K)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은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Inglourious basterds, 2009년)을 만들면서 "독일인은 제2차 세계대전 영화를 죄책감을 갖고 보는데 익숙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동족을 방망이로 개 패듯 때려잡고 머리가죽을 벗겨내며 이마에 칼로 하켄 크로이츠를 새기는 잔혹성도 독일인들이 익숙하게 볼지 의문이다. 지금까지 제2차 세계대전 영화 속 독일군은 잔혹한 폭력의 가해자였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는 독일군들이 처참한 폭력의 희생자가 됐다. 내용은 미군 특공대가 유럽에 침투해 히틀러 암살을 노리는 이야기. '바스터즈'라 불리는 미군 특공대는 '한 만큼 돌려준다'는 모토 아래 잔혹하게 독일군을 죽여 공포에 떨게 한다. 무엇보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이야기는 2시간 30분이 언제 지나갔는지..

장고 : 분노의 추적자 (블루레이)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장고 : 분노의 추적자'(Django Unchained, 2012년)는 주인공 이름과 주제가만 빌려 왔을 뿐 이탈리아 감독 세르지오 코르부치가 1966년에 만든 원작인 '쟝고'와 완전히 다른 영화다. 따라서 코르부치의 원작 서부극을 봤다면 깨끗이 잊어버리고, '펄프픽션' '킬 빌' 등 재기 넘치는 타란티노식의 퓨전 서부극을 기대하는 것이 좋다. 타란티노 감독이 이 작품에서 겨냥한 것은 노예제에 뿌리를 둔 미국의 인종 차별이다. 내용은 도망 노예 신분에서 현상금 사냥꾼이 된 흑인 장고가 어디론가 팔려간 아내를 찾고 못된 백인들에게 복수하는 내용이다. 장르는 서부극 형태를 취하고 있지만 이면에는 인종차별에 대한 분노가 도사리고 있다. 노예 인신매매부터 백인우월주의자들의 모임인 큐클럭..

장고 : 분노의 추적자

1970년대 흑백TV 시절, '주말의 명화' 시간에 본 '쟝고'(http://wolfpack.tistory.com/entry/쟝고)는 기존 서부극과 많이 달랐다. 외래어 표기법 대로라면 '장고'가 맞지만 국내 개봉 제목은 '쟝고'(Django, 1966년)였다. 이탈리아의 좌파 감독 세르지오 코르부치가 만든 이 영화는 시작부터 음침하고 기괴한 주인공이 관을 끌며 나타났다. 영웅의 풍모가 풍겼던 기존 서부극 주인공과 달리 기괴한 느낌을 주던 주인공은 관 속에서 기관총을 꺼내 낙엽쓸 듯 적을 휩쓸었다. 거기에는 정통 서부극의 1 대 1 대결 대신 집단 학살극이 있었고, 처절하게 짓이겨진 주인공 위로 유명한 루이스 바칼로프가 만든 주제곡이 흘렀다. 프랑코 네로가 연기한 주인공과 무시무시한 기관총, 여기에 멋드..

영화 2013.03.23

삼총사 (블루레이)

국민학교 시절 읽었던 알렉산드르 뒤마의 '삼총사'는 모험 소설의 시작이요 끝이었다. 시골 청년이 총사의 꿈을 품고 파리로 달려와 멋진 삼총사와 함께 위기에 빠진 왕비와 조국을 구하고 훌륭한 칼 솜씨로 적을 물리치는 내용은 꿈이 영그는 소년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들었다. 그렇기에 이 작품은 숱한 영화로 거듭 났다. 동일한 제목의 영화도 수두룩하고, 비슷한 제목의 아류작까지 포함하면 이루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존 웨인, 진 켈리, 크리스 오도넬 등 당대 스타들이 모두 달타냥이 돼 칼을 휘둘렀고, 심지어 소피 마르소까지 달타냥의 딸이 돼서 악당들과 싸웠다. 그만큼 '삼총사'는 너무나 익숙한 내용이지만 매번 영화화 될 때마다 호기심이 동한다. 그건 아마도 이소룡 영화와 같은 원리일 것이다. 모든 이소룡 작..